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국제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유국들의 공급량이 부족한 것이 첫째 이유다. 여기에 백신 확대에 따른 경기 회복과 겨울 난방 수요 급증 속 원전가동 중단과 불완전한 신재생에너지라는 구조적 원인까지 겹쳤다.
에너지난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천연가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유럽 공급을 동결하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이런 중에 고전적 에너지인 석탄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우리나라는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고 부족분 전력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수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현실성 없는 탁상정책인지는 이번 중국 전력난을 통해 입증됐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수입을 금한데다 지난 여름 홍수로 석탄채굴이 어려워지면서 극심한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전력난은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에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외교적으로 대치해온 미국의 천연가스 수입에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은 전력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고심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프랑스와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에너지난 극복과 탄소중립사회 구현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 SMR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 SMR 최고 기술 보유국이다. 하지만 원전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대통령으로 인해 외면당하고 있다. 원전은 검증된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다.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전 세계에 고르게 매장돼 안정적인 보급이 가능하다. 또 소량으로도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다. 실제로 1982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요금이 5.7% 상승에 그친 것을 볼 때, 우리나라 전기요금 안정화에 원자력 발전이 크게 기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에너지 수급이 원활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인정하고 다시 원전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도 잘 분석해야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수급을 늘리다 보면 현재 중국과 같은 전력난이 어느 날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자존심이 국가 경제발전보다 중할 수는 없다. 대통령 자존심 지키려다 온 국민을 에너지 쇼크에 빠트리는 것은 아닐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