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AP=뉴시스]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2021.10.07.
[머크·AP=뉴시스]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머크·레드힐·로슈·화이자 등 제약사, 먹는 치료제 개발 중

먹는 치료제 사용 결과 775명 중 입원환자 7.3%에 그쳐

방역당국, 경구용 치료제 도입 위한 예산 ‘362억원’ 확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 가운데 오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게임체인저’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면 신규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전환 조치인 만큼 위중증 환자는 과거보다는 적게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된다면 코로나19 감염 환자에 대한 치료는 더욱 수월해지면서 ‘코로나 종식’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접종실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접종실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5

◆먹는 치료제,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 막아

8일 방역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앞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 머크)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가 있다. FDA의 승인이 나게 되면 몰누피라비르는 처음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후보물질이다. 우리 몸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도록 막아 치료하는 방식인 것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최근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5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험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몰누피라비르 투약자 가운데 29일 내 입원한 환자는 7.3%에 그쳤다. 이와 달리 위약 투여군은 2배가량인 14.1%가 입원 또는 사망했다.

이스라엘 바이오기업인 레드힐바이오파마(레드힐)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 ‘오파가닙’도 주목받고 있다. 레드힐은 오파가닙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62%까지 줄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작위 임상시험에 참가한 코로나19 환자 475명 가운데 중증 폐렴환자 251명을 중심으로 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파가닙이 환자들의 산소치료를 끝내거나 퇴원하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파가닙은 세포 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에 활용되는 스핑고신 키나아제2(SK2)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유행 중인 델타 변이를 비롯한 우려 변이종에 대해서도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는 게 레드힐의 설명이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머크나 레드힐 외에도 스위스 제약사 로슈와 미국 화이자사에서도 개발 중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49명으로 집계된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9.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DB

◆“공급 시 코로나19 팬데믹 끝날 것”

백신에 더해 경구용 치료제까지 도입된다면 팬데믹이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동에 대한 백신 투여가 가능해지고 먹는 치료제까지 공급된다면 미국의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날 것”이라며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연말에 어린이들을 위한 백신을 갖게 될 것이며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를 희망한다”며 “머크의 경구용 치료제도 연내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는 어디에나 존재하겠지만 지금처럼 극도로 위험하진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경구용 치료제 추가 구매”

이러한 세계적 기대감 속에 우리나라도 경구용 치료제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4만명분 정도 확보한 가운데 추가 물량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구용 치료제 물량을 추가 확보하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 예산은 국회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경구용 치료제 구매 예산은 올해 추가경정예산 168억원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194억원를 합해 총 362억원이다. 앞서 질병청은 올해 추경에 1만 8000명분, 내년 예산안에 2만명분에 대한 치료제 구매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문가가 아니라 함부로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빠르면 연말쯤 미국에서 먹는 치료제가 나온다”며 “상대적으로 역병과 싸움에서 인류가 유리한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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