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 1일 MBN주최 국민의힘 대선경선 TV토론회 모습. (출처 뉴시스, 유튜브 캡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 1일 MBN주최 국민의힘 대선경선 TV토론회 모습. (출처 뉴시스, 유튜브 캡쳐)

TV 토론회 마다 王자 있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 손바닥에 한자 ‘임금 왕(王)’을 쓰고 나온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과 캠프가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오락가락하면서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5차 TV토론회에서 왼쪽 손바닥에 검은색으로 ‘왕(王)’ 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 2일 “1일 오전 윤 전 총장이 차를 타고 집 밖으로 나올 때 연세가 있는 동네 여성 주민이 ‘토론회 잘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적어줬다. 물티슈와 알코올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닦았지만 지우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달 26, 28일 열린 3, 4차 TV토론회 때도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왕(王) 자가 새겨져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캠프는 “여성 지지자가 토론회 때마다 왕(王)자를 써줬는데, 5차 토론 때는 3, 4차 토론 당시 남은 흔적에 덧칠을 해 더 크게 써줬다. 유성매직으로 써서 손세정제 등으로 잘 지워지지 않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윤 전 총장도 3일 “제가 어릴 땐 시험 보러 가거나 집에 대소사가 있을 때 손에 (글씨를) 많이 써줬다”라며 “지지자가 자신감을 갖고 토론하라는 응원 메시지를 써줬다고 생각해서 토론회 때도 손을 다 보여 드린 것이다. 세상에 부적을 손에 펜으로 쓰기도 하느냐”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오락가락 해명에 여야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기 싫은 곳을 가거나 말발이 달릴 때 왼손바닥에 ‘王자’를 새기고 가면 극복이 된다는 무속신앙이 있다고 한다”며 “무슨 대선이 주술 대선으로 가고 있습니까. 참으로 어이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TV토론에서 그런 모습을 연이어 보인 것입니까”라며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듣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술에 따라 한 것인지 왕(王)자를 부적처럼 들고 나오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러다 최순실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윤 전 총장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넣고 방송토론을 해서 장안의 화제”라며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라는 나라의 최고 책임 공무원을 뽑는 중이지, 왕을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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