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불법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불법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8

“재벌 특혜의 역사를 확대”

“다른 혐의로 수감될 가능성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 소식에 주요 외신도 주목했다. 외신들은 재벌에 대한 특혜주기를 반복했다는 지적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주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는 분석도 내놨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을 전하고 “30개월 형기 중 1년을 남기고 나온 법무부 발표는 중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관대함과 유죄 선고를 받은 재계 거물에 대한 특혜의 역사를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이는 2017년 대선 승리 후 한국의 가족 소유 기업인 '재벌'의 과도함을 억제하고 이들과 정부의 은밀한 관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주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도 “세계 반도체 산업의 공급 부족사태와 미국과의 코로나19 백신 거래를 촉진하는 삼성의 역할로 이 부회장 수감 이후 몇 달 사이 사실상 한국 최대 대기업이자 반도체 제조업체의 수장을 석방하라는 요구가 거세졌다”면서 “하지만 이 부회장 석방 결정은 재벌로 알려진 한국의 강력한 재계 거물 계층에 대한 특혜의 증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삼성 복귀로 미국 내 170억 달러 투자계획이나 주요 인수합병(M&A) 같은 핵심 계획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 부회장이 풀려나도 계열사 부당합병, 프로포폴 투약 등의 다른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다시 수감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부회장 석방으로 한국 최대 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다시 이목을 끈다”면서 “한국의 재벌과 이런 가족 경영 대기업을 제압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정부의 관계에 다시 주목하게 한다”고 전했다.

FT는 “여론조사상 많은 한국인이 이 부회장의 석방을 지지했고 여러 기업 단체가 문 대통령에게 그의 사면을 요청했었다”면서 “다만 이 부회장 석방이 가족 경영 대기업을 제압하고 재벌 수장을 사면하는 전통을 무너뜨리겠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을 훼손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최종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를 승인하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 및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지 정확히 207일만에 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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