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6.9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6.9

CEO스코어, 500대 기업 대표 자사주 매입 현황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요동치면서 대기업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대표이사 5명 중 1명 꼴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작년부터 올 7월까지 시가총액 500대 기업 소속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은 1514억원에 달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대표이사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으로 매입 주식 수가 88만주를 웃돌았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7월 1일 기준 시총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 중 자사주를 사들인 인원은 144명이었다. 이들은 총 473만 7160주를 1514억원에 사들였고, 1719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의 미래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함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사기간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 중 오너일가는 44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 오너일가의 매입 주식수는 전체의 69.1%에 해당하는 327만 1041주로 집계됐으며 매입액은 1342억원으로 전체의 88.6%에 달했다. 전문경영인의 매입 주식 수가 146만 6119주, 매입액이 172억원인 점에 비춰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월등히 컸다.

개인별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가장 활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 58만 1333주(406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 3759주(411억원) 등 총 88만 5092주를 817억원에 매수했다. 조사대상 전체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 가운데 주식 수로는 18.7%를 차지하고, 매입액으로는 53.9%에 달하는 규모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6만 3000주를 86억원에 사들여 정 회장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컸다. 이어 ▲김종구 파트론 회장 21만 6585주(21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21만 3000주(10억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16만 9118주(6억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13만 2954주(18억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 13만 1500주(11억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11만 5000주(6억원)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11만 3355주(13억원) 등이 자사주 매입 ‘톱10’을 형성했다.

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을 비롯해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각각 10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9만 500주,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부회장과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가 각 9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8만 8802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8만 7000주)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8만 5000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8만주) 등이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500대 기업 대표이사 자사주 매수 TOP 20. (제공: CEO스코어)
500대 기업 대표이사 자사주 매수 TOP 20. (제공: CEO스코어)

매수 주식 수 기준 상위 20명 가운데 전문경영인은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김규탁 한국자산신탁 부회장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6명이었다. 이들의 주식 매입액은 총 50억원으로, 오너일가 매입액(1102억원)의 4.6%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 CEO들이 자사수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CEO들은 이 기간 총 97만 8690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체의 20%를 넘었다. 한국금융지주(26만 3000주)와 BNK금융지주(11만 5000주)와 ▲한국자산신탁(9만주) ▲우리종금(8만 5000주) ▲신영증권(8만 281주) ▲한화손해보험(6만 2284주) ▲한화투자증권(6만 800주) ▲한화생명(6만주) 대표이사가 5만주 이상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한 자동차·부품업종이 91만 7609주로 업종별 규모에서는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IT전기전자(77만 4763주) ▲제약·바이오(55만 5640주) ▲건설 및 건자재(33만 3013주) ▲일반지주(22만 4105주) ▲서비스(21만 9616주)업종이 자사주 매입수 기준으로 뒤를 이었다. 식음료(2057주)와 유통(7140주)의 매입 자사주수는 1만주 이하였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추락했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부 대표이사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백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의 주식 평가이익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1260억원으로 가장 컸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평가이익이 16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정몽진 KCC 회장(28억원)을 비롯해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0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19억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18억원)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15억원)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14억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14억원)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13억원)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13억원) 등의 평가차익이 10억원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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