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GDP 대비 보유액 비중 높여야, 대만·홍콩 비해 낮은 수준”

“한국은행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는 경신했지만 현금비중은 줄었다. 이에 외환위기를 대비해 외환보유고를 더 늘려야 하며 특히 현금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1년 4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523억 1000만 달러로 전월말(4461억 3000만 달러)보다 61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앞서 2월에 4475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찍었지만 3월 감소세로 돌아섰다가 4월 다시 경신했다.

미 달러화 약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하면서 외환보유액은 다시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는 90.61로 전월(93.30)보다 2.9% 하락했다. 이에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각각 3.4%, 1.5% 절상됐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4120억 7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61억 2000만 달러 늘었다. 그러나 은행에 두는 예치금은 272억 2000만 달러로 5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35억 3000만 달러로 2000만 달러 늘었고 IMF포지션은 46억 9000만 달러로 1억 달러가 늘었다. 금은 47억 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3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61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으로 1계단 하락했다. 1위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 1700억 달러로 350억 달러 감소했다. 이어 일본(1조 3685억달러), 스위스(1조 520억달러), 인도(5770억 달러), 러시아(5733억 달러), 대만(5390억 달러), 홍콩(4914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489억 달러) 순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늘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우리보다도 GDP(국내총생산)가 낮은 대만, 홍콩, 사우디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오는 9월이면 한미스와프 계약이 만료되는데 연장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다. 또 미국이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7월 정도쯤이면 대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은 이후 세계에 있는 달러를 환수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려울 때 미국이 결코 도와줄 것이란 보장이 없으므로 우리 스스로 외환보유고를 크게 늘려 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금비중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꾸 한은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눈을 가리는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제대로 된 진단을 해서 경각심을 심어주도록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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