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대구 북구청에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주민과 이슬람 교인이 만나 첫 공식 대화를 하고 있다. 앞서 북구는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과 관련해 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일단 갈등 봉합을 위해 건축주 측에 공사 중지를 통보했다. (출처:연합뉴스)
24일 오후 대구 북구청에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주민과 이슬람 교인이 만나 첫 공식 대화를 하고 있다. 앞서 북구는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과 관련해 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일단 갈등 봉합을 위해 건축주 측에 공사 중지를 통보했다. (출처:연합뉴스)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협상

합의 도출 못해 30분만 결렬

종교적 편견 안된단 목소리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좀처럼 굽혀지지 않고 있다. 관할 구청까지 나서 중재 자리를 마련했지만 합의가 쉽게 도출되지 않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중심에 선 이슬람 사원은 지난해 9월 제2종 근린생활시설 종교집회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12월에 착공에 돌입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와 소음 등을 이유로 반대 민원을 넣었고 구청은 지난달 16일 건축주에게 공문을 보내 공사를 멈추도록 했다.

그간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대책위원회와 외국인 무슬림(이슬람 신도) 건축주 간 대화는 두차례 정도 있었지만, 구청이 나서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오후 대구시 북구 구청 소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주민들이 사원 건립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고, 건축주는 이를 해명하는 식의 대화가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사원 건축 방향과 관련한 조율과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를 마친 대책위 관계자들은 “건립 자체를 반대한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밝힌 후 구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주들은 공사 중인 사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 신도 대부분이 인근 경북대학교 학생인 만큼 사원 위치를 바꿀 의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건축주 칸 나덜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은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라며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도 2002년 이슬람 사원이 세워졌지만 그간 문제가 없었다. 마찰이 있다면 새로운 사원을 지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북대학교 등에 200여명의 무슬림이 있다”며 “한 번에 20~30여명이 사원에 와 조용히 기도할 것이고, 금식 기간인 라마단 때만 50~80명이 온다”라며 “대현동 주택가에 절도 있고 교회도 있는데 왜 이슬람 사원만 문제가 되나.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원한다는 칸 나덜씨와는 달리 주민들은 사원 건축 반대에 강경한 입장이다. 이날도 회의에 앞서 구청 앞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 년간 동네에 모인 외국인 무슬림들의 다른 문화로 인한 소음과 쓰레기 등 문제를 감내해야 했다”며 (이슬람 사원이 지어진다면) 치안 등이 상당히 걱정된다. 건립을 수용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경북대학교 인근에서 사원 건축 반대 1인 시위와 집회 등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선 이슬람 사원 반대가 종교적 편견이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치안 문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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