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대구매일신문의 매일희평 (출처: 대구매일신문 캡쳐)
지난 19일 대구매일신문의 매일희평 (출처: 대구매일신문 캡쳐)

공수부대원 진압사진 그대로 패러디

공분 쏟아지자 입장 표명없이 삭제

언론·게재자 처벌 촉구 청원 올라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대구지역 일간지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원 민간인 진압 사진을 그대로 패러디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언론은 뒤늦게 만평을 온라인판에서 내렸으나, 이번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은 지난 18일 오후 매일희평 코너에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그림에는 각각 ‘건보료’ ‘재산세’ ‘종부세’를 계엄군의 모습으로 의인화해 ‘아닌 밤중에 9억초과 1주택’이라고 적힌 시민을 곤봉으로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진압하던 계엄군 사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이 같은 만평의 보도로 시민들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20일 트위터에는 “매일신문의 만평.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생각을 하는가 싶다. 불행한 장면을 베끼는 것은 피해자 2차 가해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광주 사진으로 이걸 만들었나. 미친x들 아닌가”라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관련해 해당 언론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 19일 게시됐다.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매일신문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광주시민을 폭행하고 살인하는 공수부대 군인을 건보료와 재산세 등으로 묘사하며 국민을 괴롭히고 짓밟는 정부로 표현했다”며 “이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현 정부를 국민을 학살한 과거 전두환 군사정권에 비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만평을 본 사람들이 과거 전두환 정권에 학살당한 광주시민들처럼 현 정부의 피해자인 듯 느끼도록 선동하려는 것”이라며 “518 역사왜곡특별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기사 작성자 김경수와 관리·감독 책임을 가진 매일신문의 모든 편집자 등 관련인원 모두의 사법처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20일 오후 6시 현재 1만 4566명이 동의했다.

일부 시민의 분노는 매일신문을 발행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 신부가 1980년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을뿐더러 이후에도 독재정권과 연루된 그림자가 전혀 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트위터 일부 사용자들은 매일신문의 이 같은 만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23일 이번 사건의 만평 게재자 김경수 화백은 ‘친문’ 완장을 두른 코로나 계엄군이 8.15 집회를 허용한 법원의 머리를 곤봉으로 가격하며 진압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5.18 계엄군의 만행을 현 정부에 빗댄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23일 대구매일신문의 매일희평 (출처: 대구매일신문 캡쳐)
지난해 8월 23일 대구매일신문의 매일희평 (출처: 대구매일신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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