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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전년批 800만원 감소

정의선, 6억 600만원 증가

“작년 회장 취임, 인상 당연”

현대차 영업이익 34% 감소

“실적하락에 직원만 삭감”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연봉이 직원은 줄어든 가운데 임원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신임회장이 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봉은 15%가량 늘어난 60억원(현대모비스 포함)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영업이익이 34% 감소, 현대모비스도 영업이익이 2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임직원 모두 연봉을 29%가량 깎았어야 하지만 직원만 연봉이 삭감되고 경영진은 되레 연봉이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봉 이중잣대 논란도 일고 있다.

현대차 측은 정의선 회장의 연봉 인상은 지난해 회장으로 역할이 변동된데 따른 당연한 인상이라고 밝혔지만 실적이 하락하면 오너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타 그룹과 비교되면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으로 남자직원 8900만원, 여자직원 7000만원 등 평균 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남자 9700만원, 여자 7600만원 등 평균 9600만원) 대비 800만원 줄어든 수치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을 보면 남자 8.2%, 여자 7.8% 등 평균 8.3%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자 19.1년, 여자 12.7년 등 평균 18.8년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 3946억원으로 전년(3조 6055억원) 대비 33.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조 9245억원으로 36.9% 줄었다.

작년 현대차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 위기로 2020년 임단협에서 임금(기본급) 인상을 동결하고,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으로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의 임금동결은 11년 만이며, 1998년 IMF 외환 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번째다.

[천지일보 고양=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
[천지일보 고양=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천지일보DB

직원 연봉은 줄어들었지만, 경영진의 보수는 늘어났다.

작년 현대차 경영진 보수는 정의선 대표가 전년(34억 200만원) 대비 6억 600만원가량이 늘어난 40억 800만원,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12억 6800만원에서 9억원이 늘어난 22억 7500만원, 하언태 사장이 8억 2600만원에서 2억 7000만원이 증가한 10억 9800만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을 보면 정의선 대표 17.8%, 알버트 비어만 사장 63.6%, 하언태 사장 32.9%를 각각 기록했다.

또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정몽구 전 회장은 급여 22억 7700만원과 퇴직소득 527억 3800만원을 합한 550억 15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와 함께 기아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전년(8600만원)보다 500만원 증가한 9100만원(남자 9200만원, 여자 7100만원)을 기록했다. 남자직원은 전년 대비 500만 원이 올랐지만, 여자직원은 100만원 줄었다.

작년 기아는 영업이익 2조 664억원(전년 대비 2.8%), 당기순이익 1조 4875억원(-18.6%)을 기록했다. 기아 노사도 지난해에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 150%,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기아 경영진의 보수는 박한우 전 사장이 42억 3000만원, 카림 하비브 디자인 담당 전무가 13억 8500만원, 송호성 사장이 11억 3900만원, 최준영 부사장 7억 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16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급 보상 이슈에 대해 “기존에 했던 보상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전체 직원의 눈높이를 좇아가지 못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성과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 보상이나 승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계열사 전체에서 임직원의 눈높이에 맞춰 더 정교하게 선진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올해 수익성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수익성이 올라가는 만큼 보상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안에 성과와 보상에 대한 변화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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