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낮 12시 기준 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 문이 8일 오후 굳게 닫혀있다. (출처: 연합뉴스)
10일 낮 12시 기준 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 문이 8일 오후 굳게 닫혀있다. (출처: 연합뉴스)

 

10일까지 관련 확진 총 20명

한국불교 아닌 일본불교 종파

日신사참배 적극 권유 역사도

“국민 정서에 부합 않는 단체”

서울시, 일련정종 법인 불허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윤옥 인턴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일련정종 서울포교소 관련자 1명이 5일 최초 확진 후 8일까지 15명, 9일 4명이 추가 감염됐다. 관련 확진자는 총 20명이다.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법회에 참가한 315명을 대상으로 검사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접촉자를 포함해 207명에 대해 검사를 마쳤고 이 가운데 18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련정종이 어떤 종교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련정종은 일본 불교 종파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2019년과 올해 서울시에 법인 등록을 신청했으나 일본 제국주의 찬양을 이유로 허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에 따르면 일련정종은 최상의 진리는 법화경에 있으나 말법시대가 오면 ‘남묘호렌겟쿄(南無妙法蓮華經)’ 만 외우면 성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니치렌(일련종)을 교조로 하는 일본 불교의 한 종파다. 당시 니체렌은 이단으로 취급됐고 니치렌은 막부의 살해위협과 유배 등에 시달리다 1282년 10월 61세로 입적했다. 이후 그 제자들에 의해 다시 많은 분파가 생기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일련정종 등이다.

일련정종은 1945년 일제 패망 후 일본으로 돌아가기까지 64년간 포교활동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신사참배를 적극 권유하는 등 제국주의 비호에 앞장선 사실이 있다. 이런 점이 오늘날 알려지며 종교계 안팎으로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당시 조선에서 활동한 개신교, 천주교, 불교, 기타 종교와 종단의 공통된 모습이지 일련정종만의 모습은 아니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일련정종은 해방 후 한국 내에서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서 일본 승려를 국내에 지속적으로 파견했고 그 과정에서 폭행사건, 외국환관리법위반, 불법포교활동으로 강제퇴거, 출국명령, 입국금지조치를 받았다. 가까스로 법인으로 인정받은 구법신도회측은 최근 조계종이나 천태종 같은 국내 유수의 종단처럼 인정받고 활동하기 위해 서울시에 법인정관 변경을 신청했으나 서울시는 법리적 검토 끝에 이들의 청구를 불허했다.

일련정종에 대해선 당초 불교 종파 중 하나로 보도됐으나 한국 불교계에선 선을 긋고 나섰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8일 입장문을 통해 “일련정종은 한국 불교가 아니며 국민과 불자가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면서 “일련정종은 본회에 가입하지 않은 종교단체로 군국주의 찬양과 신사참배 합리화 등 한국불교계 및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은 단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련정종이 한국불교계의 노력을 훼손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와 관련해 백도영 바른불교재가모임 청년여래회전회장은 9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련정종은 한국불교와 정서상 맞지 않을 수 있다”라며 “일본불교종단은 1000년 넘게 중국에서 삼국시대를 거쳐 넘어오는 신앙, 포교방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전통 신앙 방법이 단절된 지 오래기에 과거 불교 신앙 방법을 알지 못한 부분에서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일련정종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서울포교소와 익산, 경북 등 전국에 지부에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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