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의 신록이 연둣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창취한 초여름.

천지일보 탐방팀은 대한민국의 최남단 땅끝마을을 찾았다.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사자봉(북위 34도 17분 21초).
우리나라 백두대간에서 시작된 지맥이 땅끝에서 숨을 고르고 멈추어 선 곳.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들여다보면
땅끝이라는 말 대신 ‘토말(土末)’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고 전해지고,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한양에서 땅끝까지 천리, 한양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이천리라해서 대한민국을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땅끝’에서 이뤄낸 ‘평화’

내려오는 전설로만 치부해 버리긴 어려운
언뜻 이어짐이 없어 보이는 이 단어들 속에 묘하게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가 있다.

기독교 성경 이사야 41장에 보면 ‘동방’ ‘땅끝’ ‘모퉁이’ ‘해 돋는 곳’이라는 표현들이 나오는데 그곳에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게 되는 한 아이가 출연한다.

또 약 2천 년 전, 중국 당 태종 때 이순풍과 원천강이 지은 추배도에도

지구의 멸망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한반도에서 키가 세척인 한 아이가 출연해
지구촌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드라마틱한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

이뿐 만인가. 인도, 지금의 방글라데시의 성인 ‘타고르’는 약 100여 년 전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를 통해 신의 계시와 평화의 실천자가 한반도에서 나타날 것을 말해놨으니

이쯤 되면 땅끝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의미에 귀를 기울여하지 않을까.

끝이 있음에 또 다른 시작을 일궈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만고의 이치.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의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는 시작점, 땅끝에서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영상촬영/편집: 김미라 기자, 내레이션: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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