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친 불안한 금융시장 내주 초가 고비
경제성장의 축인 ‘내수·수출’ 반전 어려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로 세계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가 각 분야에서 큰 요동을 치면서 하반기 진입을 앞둔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국내 주식, 채권, 외환 등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거린 가운데 내주 초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의 개표 당일인 지난 24일(한국시간) 국내 주식시장은 ‘검은 금요일’의 공포로 패닉 장세가 펼쳐진 탓에 다양한 기록이 속출했다.

이날 하루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47조 4410억원이 증발했는데, 이는 지난 2011년 11월 10일 57조 2150억원 감소 이후 최대 규모였다. 또 코스피의 일중 변동폭(고가·저가 차이)이 108.80포인트를 기록하며 2011년 8월 9일(143.95포인트) 이후 4년 10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의 일중 변동폭 역시 56.94포인트로 나타나 2001년 3월 5일(57.30포인트) 이후 약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의 낙폭(-61.47포인트, -3.09%)도 2012년 5월 18일(-62.78포인트, -3.40%) 이후 최대 수준으로 나타난 바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종가가 달러당 1179.9원으로 전일보다 29.7원 급등했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면서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8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249%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1.25%) 밑으로 떨어졌다.

브렉시트의 후폭풍이 쉽게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일단 내주 초 국내 금융시장이 진정 국면을 가름하는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시장의 안정 대책을 위해 정부에서도 긴급 소집하며 분주하게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합동으로 ‘비상금융상황대응팀’을 구성해 비상 대응에 나섰으며 투자자들에 금융시장의 일시적 급변동에 따른 과민반응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국은행도 주말 외국의 금융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는 데 집중하며 브렉시트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동참했다.

외환,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며, 각 업계에서는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과 해운 등에서 산업구조조정이 시작돼 고용사정의 어려움이 가시화된 가운데 브렉시트마저 현실화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고용사정이 악화되면 서민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기 때문에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 성장의 두 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도 성장 눈높이를 2.8%로 낮췄다. 당장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과 EU 지역 실물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대외 교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이후 한국경제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던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한국경제가 먹구름이 더 짙어진 가운데 이를 걷히게 할 관건은 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20조원대의 ‘슈퍼 추경’을 편성해 경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추경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편성 시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