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수출액 87.7조원… 2년 연속 100조원 달성
수출·납세·시총 등에서 역대급 수준… ‘국가경제’에 활력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11.03.](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11/3343956_3427310_5353.jpg)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미래 성장동력 집중’ 등의 경영 철학이 반도체 수출 호조와 맞물리며 그룹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올해 연간 수출액 120조원 돌파가 예상되면서, 사업구조·재무구조·지배구조를 손질해 온 전략이 국가 수출과 세수, 고용 확대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수출 실적을 집계한 결과 87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3조 7000억원)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다. 4분기에도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102조 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120조원대가 될 것으로 그룹 측은 내다봤다. 이로써 SK그룹은 2년 연속 수출 100조원 시대를 굳히는 동시에, 사상 최대 실적 경신도 눈앞에 두게 됐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천지일보DB](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11/3343956_3427311_5420.jpg)
수출 증가의 ‘일등 공신’은 단연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그룹 수출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수출은 55조 2000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54%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56조 7000억원을 기록해 그룹 수출의 65%를 책임진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성장세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통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 3분기 국가 전체 수출액은 1850억 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466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우리나라 수출 구조에서 ‘반도체 효과’를 키우는 대표 사례로 거론되는 이유다.
수출 호조는 납세와 자본시장에도 직결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납부한 법인세는 4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0억원)과 비교해 약 45배 급증했다.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 기대를 반영해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시가총액 300조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379조원으로 국내 상장사 가운데 두 번째 규모다.

재계 안팎에선 SK그룹의 이 같은 변화가 최태원 회장이 장기간 추진해온 구조개편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 에너지와 정보통신(ICT)에 집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더하며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특히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그룹의 핵심 축으로 편입한 결정이 오늘날 수출·세수·시가총액 확대의 분수령이 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편에선 SK그룹이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적자 계열사를 턴어라운드 시키는 과정에서 재무 안정성과 투자 여력을 확보한 점도 주목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성장성이 높은 영역에는 자본과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실행해온 결과가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맞물리며 성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수출과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국내 투자와 고용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이어가며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8000명 이상의 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