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현 변호사, 국회에서 녹취 공개
“李대통령·정진상·김용·김만배 다 합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던 백광현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5.05.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던 백광현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5.05.16.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사이의 통화 녹취가 12일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 운영자이자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출신인 백광현 변호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의 대화로 추정되는 녹취 일부를 틀었다. 녹취에는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이재명 대통령과 측근들을 거론하며 재판 ‘시나리오’와 형량 예상까지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개된 파일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하고 정진상하고 김용하고 김만배하고 다 짜고”라고 말했고 남 변호사는 “그러니까, 넷이 합의를 다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김만배가 자기는 (감옥에서) 3년만 살 거란 얘기를 주변에 되게 많이 했다”며 “‘3년만 참아라 뭐 대통령 임기 중에 빼주겠다’ 이런 교감이 있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남 변호사는 “그래서 김만배가 계속 나한테 ‘(감옥에) 3년 정도 있다가 나갈 거다’ 이런 얘기를 한 게 저쪽하고 교감이 있었던 거 같아”라고 말했다.

이번 공개는 최근 남 변호사가 법정에서 했던 진술과 대비된다. 남 변호사는 지난 7일 재판에 출석해 “유동규가 자신은 '3년만 살면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지 과거 녹취에서는 ‘3년’ 발언의 출처를 김만배씨로 지목했다. 이 대목은 ‘검찰 회유설’의 근거로 인용돼 온 법정 진술과 과거 발언 사이의 충돌을 낳는다.

백 변호사는 녹취 시점을 “2023년 봄”으로 설명했다. 당시 사건은 검찰 수사 초기 단계에 접어들 무렵이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백 변호사는 “최근 민주당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피고인 유동규와 수사 검사의 유착 음모론’의 근거 논리가 허구라는 증거”라며 “민주당이 비판하고 재수사를 촉구해야 할 대상은 대장동 사업으로 수천억원의 이익을 먹게 된 김만배”라고 말했다.

통화 내용에는 재판 전략을 둘러싼 구체적 묘사도 담겼다. 남 변호사는 “그래서 얘네들이 이제 스토리를 어떻게 짰냐면 그때부터 시작해서 ‘(유동규) 형하고 나하고 유착했고 그래서 대장동 사업권을 나한테 주면서 천화동인 1호를 형이 받기로 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린 거야”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때 내가 잡혀오기 훨씬 이전부터 계획이 다 된 거야. 이거는”이라고 했다.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1심 판단과도 맞물린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1심에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각각 징역 8년과 4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 요지에 따르면 재판부는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민간업자와 성남시를 잇는 핵심 가교’로 규정했고 “김만배를 대표로 하는 민간 업자들을 선정해 주겠다는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이 김만배의 사업 주도권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또 “남욱이 유동규에게 준 뇌물 3억원 중 일부는 정진상과 김용(당시 성남시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도 적시됐다.

이에 정치권 공방도 재점화 조짐이다. 민주당 일각은 그동안 남 변호사의 법정 발언을 근거로 ‘검찰-피고인 유착’ 프레임을 제기해 왔다. 반면 백 변호사는 이번 공개로 “프레임이 깨졌다”고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화 파일의 입수 경위에 대해 백 변호사는 제보자 보호를 이유로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오늘 들려드린 녹음파일은 극히 일부”라며 추가 공개를 예고해 후속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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