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차관 외압 의혹 확산
노만석·이진수 진술 엇갈려
대검찰청·법무부 책임 공방

[서울=뉴시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서울=뉴시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천지일보=배다솜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사퇴 압박을 받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사법연수원29기, 대검찰청 차장)이 12일 출근길에서 사퇴 요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노 대행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용퇴 요구가 나오는데 입장이 있나’ ‘이진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에 대한 언급을 들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한 채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는 전날 하루 연차를 쓰고 자택에서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됐으나 별다른 언급 없이 청사로 들어갔다.

노 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이후 검찰 내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평검사로 구성된 대검 연구관을 비롯해 부장검사급, 각 부 과장, 검사장급의 대검 부장에 이르기까지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 대행이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리기 전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무부 외압 의혹도 제기됐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 과장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법무부 차관이 전화로 항소를 우려하며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사실상 모두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이 차관이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지휘권 언급이 사실이라면 실질적인 외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 차관은 법무부 소속 검사들에게 “대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 대검이 알아서 정리한 것”이라며 외압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노 대행이 자신의 책임하에 내린 결정이라면서도 “용산과 법무부의 관계를 고려했다”고 해명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차관에게 책임을 떠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연수원 동기인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과도 협의했다고 했지만 정 지검장은 “의견이 다르다”며 이를 부인해 내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대검에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도 세부 지침을 준 바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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