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 박해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군사 작전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나이지리아 중부에서 또다시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해 최소 1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9일(현지시간) 나사라와주와 플래토주에서 풀라니 목동 무장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기독교 마을을 습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아나 지역 사르킨 노마 마을에서는 무장남성들이 밤늦게 주민이 잠든 집을 급습해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납치했다. 인근 라치 마을에서도 기독교인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이틀 뒤에는 망구 카운티의 여러 마을들에서도 기독교인 농부를 비롯해 4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다음날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인권운동가 달리옵 솔로몬 므완티리는 “폭력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경고만 되풀이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이 대량 학살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응하지 않으면 군사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아프리카사령부가 실제 개입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까지 나오며 파장이 커졌다.
이에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를 종교 박해국으로 묘사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정부는 모든 시민의 신앙을 보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이지리아 외교부는 “미국의 군사 개입은 주권 침해”라고 경고했다.
국제기독교감시단체 오픈도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기독교인 박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4476명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