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근로기준 위반, 전면 감독·무관용 대응할 것”

“밥 먹으러 못 갈 줄 몰랐는데… 매장이 너무 정신이 없었어.” 30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과로로 사망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청년노동자의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하며 고개 숙인 진보당 정혜경 의원.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천지일보 2025.10.31.
“밥 먹으러 못 갈 줄 몰랐는데… 매장이 너무 정신이 없었어.” 30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과로로 사망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청년노동자의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하며 고개 숙인 진보당 정혜경 의원.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천지일보 2025.10.31.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한 달짜리 계약에, CCTV 감시와 매일 시말서. 계약 연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갈려야 하는 구조입니다.”

인천 런던베이글뮤지엄 청년 노동자 사망 사건의 배경에 한 달짜리 쪼개기 계약과 CCTV 상시 감시, 과도한 시말서 작성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노동자를 옥죄는 구조가 청년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고인은 하루 최대 21시간을 일했고 여자친구에게 ‘밥도 못 먹었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며 “쿠팡 고 정슬기님처럼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있는 구조가 베이커리 업계에서도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인천점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과로를 조장하는 원인으로 ▲한 달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쪼개기 계약 구조 ▲CCTV를 통한 상시 감시 및 과도한 시말서 작성 ▲비밀유지 서약서 작성을 꼽았다.

정 의원은 “런던베이글뮤지엄 및 계열사에서 한 달, 석 달마다 쪼개기 계약을 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다. 특히 한 달짜리 계약은 노동자들을 매우 옥죄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60번의 근로계약을 했던 노동자였다”며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스스로 퇴근시간까지 다 갈아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도 그래서 밥도 못 먹을 만큼 노동했을 것”이라며 “결국 청년들의 열정을 착취해 과로를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노동자들을 감시, 통제, 억압하는 정황도 보인다”며 “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고 사소한 실수도 찾아내 소위 ‘CCTV의 방’으로 불러 확인한 뒤 시말서를 쓰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거의 매일 한 명은 시말서를 작성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현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는 직원의 부모님에게까지 제보가 왔다”며 “자식이 죽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계약 기간이 매우 짧고 밥도 못 먹을 만큼 바쁘게 일한다는 공통된 제보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이번 사건이 런던베이글뮤지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LBM이 운영하는 카페 하이웨스트, 카페 레이어드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동일한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30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 고인은 사망 전 주 최대 21시간 근무하며 과도한 노동에 시달렸고 마지막 밤 가족에게 “정신이 없었다”는 문자를 남겼다.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30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 고인은 사망 전 주 최대 21시간 근무하며 과도한 노동에 시달렸고 마지막 밤 가족에게 “정신이 없었다”는 문자를 남겼다.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정 의원실이 확보한 카페 하이웨스트 전 직원 제보에 따르면 ▲매장 안에 별도 CCTV방이 있어 손님 컴플레인 발생 시 사소한 건이라도 CCTV로 범인을 찾아내 시말서를 작성하게 하고 ▲당초 5일 기한이던 위생점검을 3일로 단축시켜 근무시간 중엔 끝낼 수 없어 퇴근 후 자정까지 남아 점검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특정 점포의 일탈이 아니라 LBM 전반의 경영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꿈과 열정을 가진 순수한 청년들을 착취해 과로로 이어지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뿐 아니라 LBM 전 계열사에 대한 전면 근로감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말서를 매일 썼다”… 내부자와 가족이 증언한 강도 높은 감시체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전·현직 직원과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CCTV 감시와 잦은 계약 갱신, 시말서 작성 강요 등 비정상적인 노동통제 구조가 상시화돼 있다.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천지일보 2025.10.31.
“시말서를 매일 썼다”… 내부자와 가족이 증언한 강도 높은 감시체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전·현직 직원과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CCTV 감시와 잦은 계약 갱신, 시말서 작성 강요 등 비정상적인 노동통제 구조가 상시화돼 있다. (제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천지일보 2025.10.31.

정 의원은 “이런 노동환경을 그대로 놔두면 더 많은 청년이 목숨을 잃지 않겠느냐”며 “장관님은 이 사안을 한 청년의 죽음으로 보지 말고 계열사 전체를 점검해 근로기준법과 노동관계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달라”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99일부터 인천점과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했다”며 “위반 여부가 확인될 때는 전국 지점으로 확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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