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신규점 준비로 장시간 근무”
회사 “주당 근로 시간은 44.1시간”
정의당 “노동부, 근로감독 나서야”

런던베이글뮤지엄 (출처: 연합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배다솜 수습기자]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다 숨진 20대 직원의 유족이 “과도한 장시간 노동이 원인”이라며 과로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직원 A(26)씨의 유족은 지난 22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유족은 A씨가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기존 매장 운영을 동시에 맡아 극심한 업무 부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교통카드 이용 내역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A씨는 사망 전 일주일 동안 80시간가량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2주간 근무 시간은 주 평균 60시간을 넘었다.

특히 A씨가 사망 전날 오전 8시 58분부터 오후 11시 54분까지 식사도 하지 못한 채 근무한 정황이 여자친구와의 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

유족 측 공인노무사는 “회사 측이 출퇴근 기록을 제공하지 않아 문자 메시지와 교통카드 내역을 바탕으로 근로 시간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회사가 과로사 의혹을 부정하며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동료들도 같은 환경에 놓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촉구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유족의 주장에 대해 “당사는 직원이 일 8시간 또는 9시간 근무 형태로 일하며 월 8회 휴무를 보장받는다”고 반박했다. 또 “고인은 입사 후 13개월 동안 총 7회(9시간)의 연장근로를 신청했고 평균 주당 근로 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며 주 80시간 근무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 등을 유족에게 전달했으며 향후 노동청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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