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위원장 “논란 될까 기회 드린다” 질의에 “확인해보겠다”
대출·보증 채무자는 “美 진출 한국 기업”… 정부 부담 논란 여전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향해 “3500억 달러 투자 발언, 논란이 될까 봐 기회를 드린다”며 발언의 진위를 추궁하고 있다. (출처: 국회방송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5.10.24.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향해 “3500억 달러 투자 발언, 논란이 될까 봐 기회를 드린다”며 발언의 진위를 추궁하고 있다. (출처: 국회방송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5.10.24.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렸다. 김 장관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위원장의 거듭된 질의에 확인해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24일 국회 산자중기위 국감에서 이철규 위원장은 “오전 질의 마치기 전에 장관님 강승규 의원 질문에 '‘5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혹시나 논란이 될까 봐 기회를 드린다”며 김 장관에게  재확인을 요구했다.

김 장관은 “‘투자’라는 말을 쓴 기억이 없다”며 “한번 체크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명확한 기억이 아니라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했다.

◆“전액 투자 아니다” 했지만… 대출·보증 부담은 韓 몫

김 장관은 앞서 미국과의 투자 협력 관련 질의에서 “3500억 달러 전체가 투자가 아니라 현금과 대출, 보증이 포함돼 있다”며 “대출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니 외환시장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대출의 채무자가 누구냐”고 묻자 김 장관은 “미국에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증 문제도 쟁점이 됐다. 이 위원장이 “보증은 누가 서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결국 한국 정부가 보증 책임을 지게 된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제공하는데 대출 채무자가 한국이 아니라는 말이냐”며 “국민들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 발언 논란, 정부 신뢰성 타격

김 장관의 이날 답변은 정부의 대미 투자 계획을 둘러싼 혼선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공언했다가 ‘투자라는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었고 결국 ‘확인해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과 보증의 채무자가 미국 진출 한국 기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은 실질적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재정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에서 ‘3500억 달러 투자’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투자든 대출이든 보증이든 결국 한국 돈이 미국으로 간다는 건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용어를 바꿔가며 부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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