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수지 잠정 통계 발표
경상수지 28개월째 흑자 행진
상품흑자 8월 기준 역대 2위
수출·수입 각각 1.8%·7.3%↓
서비스수지 21.2억 달러 적자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호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았으나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미국 외 승용차 수출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또 국제유가 하락에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2일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통해 지난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1억 5000만 달러(약 12조 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전월(107억 8000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연속 흑자 기록을 보였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9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59억 4000만 달러)보다 약 24% 많았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는 9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 2023년 4월(6억 6000만 달러) 이후 29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수지 흑자는 2018년 8월(109억 3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전월(102억 7000만 달러)에 비해선 8억 달러 이상 줄었다.

8월 수입은 수출보다 더 크게 줄었다. 수출은 564억 4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8%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석 달 만에 감소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583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 반도체(26.9%), 승용차(7.0%) 등의 수출이 늘었다. 반대로 철강제품(-11.7%), 컴퓨터 주변기기(-15.5%), 무선통신기기(-11.0%)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 동남아 수출이 13.5% 늘었다. 나머지 유럽연합(EU, -9,2%), 미국(-12.0%), 일본(-5.3%), 중국(-3.0%) 등의 수출은 줄었다.

수입은 470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507억 5000만 달러)보다 7.3% 줄었다. 통관 기준 수입은 518억 5000만 달러로 4.1% 감소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수입은 1년 전보다 0.5% 축소됐다. 석탄(-25.3%), 석유제품(-20.3%), 원유(-16.6%) 등 원자재 수입은 10.6% 급감했고 정보통신기기(26.4%), 반도체 제조장비(9.5%), 반도체(4.5%) 등 자본재 수입은 3.1% 늘었다. 소비재 수입도 1.3%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1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전월(-21억 4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지만 작년 8월(-11억 1000만 달러)보다 10억 달러 이상 커졌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10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7월(-9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지식 재산권 사용료 수지는 6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해상운송을 중심으로 운송 수입이 늘어나며 운송수지는 4억 4000만 달러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투자 확대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0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7월(29억 5000만 달러)의 약 70% 수준에 그쳤지만, 8월 기준으로는 역대 2위였다.

배당소득수지는 분기 배당 지급 영향으로 전월(25억 8000만 달러)보다 10억 달러 줄은 15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78억 8000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4억 4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1억 5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4억 1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주식 위주로 2억 9000만 달러 늘었다. 파생상품은 5억 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관세에 미국향 수출이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승용차의 미국외 수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었지만, 유가 하락 영향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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