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광복 80주년 맞아 기념 행사 개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분단 80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종교계는 올해도 다채로운 행사들을 통해 남북 화합과 통일을 간절히 염원했다. 

불교계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봉은사 법왕루에서 ‘8.15광복 80주년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를 개최했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이 주최하고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운동본부(민추본)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남과 북의 불교도가 함께했던 8.15법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남북이 다시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자는 의미로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8.15광복 80주년 기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8.15광복 80주년 기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교계 인사를 비롯해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남중 통일부 차관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도 발표됐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지금 우리 앞에 남은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실현”이라며 “한국 사회의 발전과 남북 모두의 공동 번영을 담보하는 길은 평화와 통일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 개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남북 간 특사 교환을 포함한 고위급 회담 재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개신교계의 목소리는 올해도 흩어졌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광복절 직전 주일인 13일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한국교회 각 교단 총회장과 임원 등 교계 지도자와 교인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 기독교 140주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열었다. 예배 참석자들은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는 한국교회가 되겠다”며 “한반도의 분단을 치유하고 항구적 평화와 회복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다”고 ‘우리의 다짐’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일본 개신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일제 강점기 가해 행위와 신사참배 강요에 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교총이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한국 기독교 140주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교총이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한국 기독교 140주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앞서 10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1989년부터 매년 광복절마다 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남북공동기도주일 예배를 드려왔다. 그러나 남북 관계 악화로 대화가 단절되면서 남북교회가 공동으로 작성하던 기도문은 올해 포함 6년째 남측 초안으로 발표됐다. 전 세계 110여개국, 352개 교단이 속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2013년 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 세계공동기도주일’로 정하고 세계교회 전체가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올해는 제리 필레이 WCC 총무가 내한해 설교를 전했다. 

천주교에서도 교구별로 특별미사와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서울대교구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 광복절을 함께 기념하는 의미로 제대 양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한다. 광주가톨릭박물관에서는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를 주제로 한 특별전이 개막, 깊은 신앙심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한다. 이 전시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10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는 ‘특별 사목 서한’을 발표하고 “분단 80년의 절망이지만 희망의 순례자로서 새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사회와 교회 안에 남아있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광복절을 맞아 해방의 기쁨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로 완성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계에서는 대한민국의 광복이 국경을 넘어 전쟁 없는 지구촌 평화로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도교는 “지구촌의 평화 구축과 전쟁 종식은 시대적 과제이자 모든 종교·사회의 책무”라며 “민족의 자주, 남북 평화, 정의 회복, 지구촌 평화 실현을 위해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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