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인하 후속조치 전망
투자수익 90% 논란 협상 변수
‘투자 보따리’ 추가 공개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한미 양국이 최근 타결한 관세 협상의 구체적 이행과 더불어 대규모 대미 투자, 조선 산업 협력, 비관세 장벽 해소 등 굵직한 통상 의제를 다루게 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마스가(MASGA)’로 불리는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500억 달러가 이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조선업 부흥과 해군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조선소 인수, 신설, 함정·상선 건조, 조선 전문 인력 양성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운영 중인 한화그룹 사례처럼,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를 직접 운영하거나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미국에 공급하는 방식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관세 협상 후속 조치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다. 지난달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 부과할 예정이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고, 자동차 품목관세 역시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조건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약속했고, 1000억 달러 상당의 LNG·원유 등 에너지 수입 계획도 제시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투자 분야와 시기, 집행 방식 등 세부 사항이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3500억 달러 중 조선 분야를 제외한 2000억 달러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투입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충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에 부합하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다.

다만 투자 수익 배분 문제는 여전히 쟁점이다. 미국은 대미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의 90%를 자국이 가져간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비관세 장벽 문제도 남아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과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등은 지난 협상에서 사실상 ‘봉합’ 수준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미국이 추가 개방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방미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한화 등 대기업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일부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대미 투자 약속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미국 내 사업 확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미 투자와 관련해 큰 틀의 합의는 마쳤지만 세부 조율이 남아 있다”며 “투자 분야별 집행 일정, 생산 시설 위치, 고용 창출 계획 등이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협력뿐 아니라 첨단기술 공급망 안정화, 핵심 광물 확보,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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