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콘텐츠부터 플랫폼 3축
美·日 양축 중심 현지화 전략

한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CJ올리브영이 단순한 수출 기업을 넘어 일상과 경험을 연결하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1995년, 이재현 회장은 “전 세계인이 매일 한국의 문화를 즐기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로부터 30년, CJ그룹은 최근 식품·유통·콘텐츠, 물류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유럽·동남아 시장을 확대 중이며 CJ대한통운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글로벌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해 중동권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섰다. 계열사 중에서는 CJ올리브영과 CJ ENM이 수익성과 브랜드 확장 양면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 7935억원, 영업이익 5993억원을 기록했으며 자체 PB 브랜드와 글로벌몰 기반의 미국·일본 시장 공략을 병행 중이다. CJ ENM은 북미 콘텐츠 유통과 음악·공연 IP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본지는 CJ그룹이 실제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전략과 주요 계열사의 성과를 중심으로 문화·유통기업의 글로벌화가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CJ그룹이 식품, 뷰티, 콘텐츠, 물류 등 전 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CJ올리브영과 CJ ENM은 각각 소비재 플랫폼과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수익성과 영향력 모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견인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4조 7935억원, 영업이익 599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비 매출 약 2.5배, 영업이익 약 6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기준 앱 이용자 수는 880만명을 돌파했고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브랜드는 100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재 연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는 모두 한국 중소·중견기업 브랜드로 채워져 있으며 이는 올리브영이 국내 인디브랜드와 동반 성장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올리브영이 육성한 대표 브랜드로는 ‘아렌시아(Arencia)’ ‘바이오던스(Biodance)’ ‘조선미녀’ ‘달바(d’Alba)’ 등이 있다.
올리브영이 발굴한 인디 브랜드들은 글로벌몰에서도 선크림, 기능성 스킨케어 등 카테고리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으며, 미국과 일본을 양축으로 한 해외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CJ Olive Young USA’를 설립하고 선크림, 앰플, 기능성 제품군 중심의 라인업을 강화했으며 글로벌몰 신규 가입자 중 미국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일본에서는 ‘오시카츠(推し活)’ 문화에 맞춰 PB 브랜드 큐레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도쿄 주요 관광지 내 플래그십 매장 출점도 검토 중이다.

CJ그룹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K콘텐츠, K푸드, K뷰티 전반에 대한 수요 확대에 발맞춰 현지 전략을 강화 중이다. CJ올리브영은 도쿄에 법인을 설립해 라쿠텐·로프트 입점, 연평균 125%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밥’은 일본 진출 1년 만에 2000여 개 유통망 입점, 누적 15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현지화에 성공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지난 4월 2~4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장 경영을 진행하고, CJ ENM·CJ올리브영·CJ제일제당의 일본 사업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이 회장은 “이번 한류 확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K컬처 세계화를 가속화할 전략적 기회”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하며, 제4차 한류에 주목했다. 이는 K뷰티가 일본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력 면에서 확실한 신뢰를 얻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CJ ENM은 ‘ONLYONE IP 전략’을 중심으로 콘텐츠 유통·제작·팬덤 기반 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구 엔데버 콘텐츠)을 인수하며 북미 제작·유통 기반을 확보했다. 이후 넷플릭스, 애플TV+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K드라마, 예능 등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KCON LA 2025’를 개최해 K팝과 K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소개하는 체험형 콘서트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번 행사에는 아이브(IVE), 제로베이스원(ZB1), 호시X우지(세븐틴 유닛)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TBS홀딩스, 이토추상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과 협업해 콘텐츠 공동제작·공연·유통 채널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CJ ENM은 TBS홀딩스, 이토추상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현지 미디어·유통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동 제작, 유통, 기획 공연 등 다층적 협력을 전개 중이다. ‘MAMA AWARDS’ 일본 개최도 예정돼 있으며 예능 콘텐츠 ‘무한루프’ 등 공동 제작 프로그램도 가시화되고 있다.
CJ ENM 계열사인 CJ 4DPLEX는 4DX, 스크린X 등 몰입형 상영관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유통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누적 2000개관 설치, 연간 오리지널 콘텐츠 71편 제작, 매출 6배 성장이라는 중기전략을 세웠으며 AI 무인 촬영, 자동 편집, CG·VFX 기반의 신사업 플랫폼을 도입 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ENM과 4DPLEX를 통해 콘텐츠 제작과 유통, 상영 및 소비까지 전 주기에 걸친 플랫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단일 콘텐츠 판매를 넘어 IP 자산의 구조적 수익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은 K콘텐츠와 K라이프스타일 수요가 이어지는 동안 중소 브랜드와의 협업, 고급 큐레이션 전략, 디지털 전환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