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관련 정보 유출 사고 발생
28일 오전 10시부터 무료 교체
“통신사 이동이 더 빠를 수도”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2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유심을 교체하려는 이용자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8.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2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유심을 교체하려는 이용자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8.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평생을 믿고 SKT 고객으로 있었는데 이번 일도 그렇고, 유심을 교체해 주기로 했으면 차질이 없도록 미리 준비를 해놔야지 이게 무슨 일인가요. 잘못을 인정한 건 좋지만 지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요.”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로 고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SKT가 유심 무료 교체 정책을 도입한 것과 관련해 SKT의 장기 고객인 김여정(가명, 50대, 여)씨가 이같이 말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T의 유심 교체는 전날부터 전국 T World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유심을 모두 판매하는 유통점에서는 받을 수 없다.

그러나 SKT가 보유한 유심 물량은 한정적이다. SKT 가입자 약 2300만명과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여명 등 총 2500만명에 이르는 반면 SKT가 보유한 유심은 100만개에 그친다. 이들이 모두 유심을 교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유심 물량은 가입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심 무료 교체가 시행된 지난 28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성수동의 한 T월드 매장 앞에는 이미 수십명의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교체가 시작됐지만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고객들이 재빠르게 나선 것이다.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대기하던 고객들은 오전 10시가 가까워질수록 기대와 동시에 걱정을 표했다. 그러나 해당 대리점 직원은 오전 10시가 다 되자 “오늘 오후 1시에 유심이 입고될 예정”이라고 알렸고 이에 고객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표출했다. 몇몇 고객은 “그때까지 어떻게 여기 계속 서 있냐”고 토로하면서 자리를 뜨기도 했다.

어머니와 함께 대기하던 김용훈(가명, 36, 남)씨는 “이런 상황을 보는 게 코로나19 터진 후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긴 줄을 섰던 데 이어 처음인 것 같다”며 “근처 다른 대리점에도 가 봤는데 거기는 이미 유심이 이미 소진됐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통신사를 이동한다는 고객들도 있었다. 이미희(48, 여)씨는 “줄만 서서 될 일도 아닌 것 같고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SKT 장기 고객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통신사를 바꿔야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통신사 이동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대기하던 박지환(가명, 50대, 남)씨는 “다음달 해외여행을 가는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으로는 불안하기도 하고 해외 로밍이 불가능해 유심을 바꾸러 왔다”며 “유심을 바꾸는 것보다 통신사를 이동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고 했다.

오후 1시 6분 정도에 다시 해당 대리점을 찾았지만 유심을 교체할 수 없었다. 대리점 입구 유리창에는 ‘유심 없음’이라는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대리점 안에서는 직원이 남아 있는 몇몇 고객들의 ‘온라인 예약 신청’을 도와주고 있었다.

입고 시간에 맞춰 다시 왔다던 한민아(27, 여)씨는 “오후 1시에 입고된다고 했으면서 다시 와도 유심을 교체하지도 못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SKT 관계자는 “유심 입고 시점은 저희가 강제할 수 없고 대리점마다 다 다르다”며 “유심을 몇년치 쌓아두는 게 아니라 제조해서 수급하는 방식이다 보니 재고가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내달 중으로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해도 해외 로밍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며 “FDS 시스템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관리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SKT는 5월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하고 이후 고객 수요에 따라 유심을 더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로 출국하는 SKT 로밍 이용 고객을 위해서는 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도 유심 교체를 최대한 지원한다. 출국자가 제일 많은 인천공항 측과 특별 협의를 거쳐 로밍센터 인력을 50%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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