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여야가 경북 산불 피해를 비롯한 재난 대응 예비비 삭감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이 산불 대응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산불 대응을 위한 국가 예비비가 4조 8700억원 있다’”며 맞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8일 대전시당위원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권 대형 산불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마치 예산이 삭감돼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예산은 충분하다. 현재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비비는 총 4조8700억원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심각한 피해를 본 현장 안에서도 국민의힘은 정쟁을 벌이고 있고 심지어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까지 함부로 하고 있다”며 “무슨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나. 이 예비비 중에 한 푼이라도 쓴 게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가족을 잃고 전 재산을 불태우고 망연자실하게 앉아 계신 이재민들의 눈앞에서 이런 거짓말을 하며 장난하고 싶나”라며 “울고 있는 국민의 아픔이 공감되지도 않나. 양심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해서 지금의 이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정쟁도 좋고 권력도 좋지만 국민의힘은 정신을 차리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여당이 민주당이 삭감한 예비비 2조원을 이번 추경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우리가 일반 예비비에서 1조 4000억원, 목적 예비비에서 1조원을 감액한 것 맞지만 작년 기준으로 14.3%밖에 예비비 집행이 안 돼서 깎은 것”이라며 “지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늘려달라고 하는 건 일반 예비비다. 이게 재난이랑 상관있나. 충분한 돈(산불 대응 예비비)이 있기 때문에 그 돈을 쓰면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를 두고 예비비 삭감이 산불 대응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27일 “민주당의 예산 폭거가 산불 대응에 발목을 잡았다”며 “지난해 12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며 4조 8000억원이었던 예비비를 2조 4000억원으로 삭감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에 따라 재난 대응을 위한 목적예비비는 2조 6000억원에서 무려 1조원이 삭감돼 1조 6000억원으로 줄었다”며 “삭감된 목적예비비조차 고교 무상교육 등 민주당이 정한 용도에 1조 2000억원이 묶여 있어 실제 재난 대응에 쓸 수 있는 예산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는 상황에 정부 재정지원 여력이 막혀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산불재난대응 특별위원회는 예비비 증액 추경 추진, 특별교부세 선집행, 실화(失火) 처벌 강화 등을 논의했다.
이만희 특위 위원장은 “지난(해 통과된) 예산안에서 (예비비가) 대폭 삭감돼 절반으로 깎였다”며 “지금 가진 (재난 예비비) 1조 6000억원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많은 금액이 늘어나야 하고 위원들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