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경북북동부 대형산불
통신두절되고 단전·단수까지
지역 주민 고통 갈수록 심화

27일 공군 HH-32 헬기가 경북 의성군 화재지역에 물을 뿌리고 있다. 공군은 지난 22일부터 산청, 의성, 울주, 김해 등 4개 지역에 헬기 약 40대와 병력 150여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7일 공군 HH-32 헬기가 경북 의성군 화재지역에 물을 뿌리고 있다. 공군은 지난 22일부터 산청, 의성, 울주, 김해 등 4개 지역에 헬기 약 40대와 병력 150여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엿새째 경북 북동부 전역으로 번지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불편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산불이 비껴간 인근 지역 주민들조차 잇따르는 대피 안내 문자에 마음을 놓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27일 산림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짙은 연기 속에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도로마저 통제돼 일상 자체가 마비됐다. 안동에서는 산불에 더해 단수 피해까지 겹쳐 주민 불편이 심각했다. 산불로 인해 가압장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남후면, 임동면, 풍천면 일부 지역에선 이틀째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았다.

안동시는 긴급 급수차와 생수를 제공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일상 유지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임동면 등 2487가구는 정전 피해를 입었고 대부분 복구됐지만 아직 177가구는 복구가 진행 중이다.

영덕에서도 지난 25일 청송군 신촌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지품면 황장리로 넘어와 초속 25m가 넘는 강풍을 타고 해안가까지 휩쓸며 단전과 단수가 속출했다. 지품 정수장이 불에 타고, 영덕 정수장 전력까지 끊기면서 달산면 전역과 지품면 일부, 매정 2·3리, 삼계리 등지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같은 날 오후 9시 6분께에는 변전소 가동이 중단되며 관내 전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대부분 복구됐지만, 피해가 큰 지품면 등 일부 지역은 복구가 완료되지 못했다. 통신마저 25일 밤 10시부터 두절됐다가 다음 날 새벽 대부분 복구됐다. 영양군 입암면, 청기면, 석보면 등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도로 사정도 마찬가지다. 통제와 해제가 반복되며 이동이 쉽지 않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IC~영덕 IC,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양방향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 산불로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열악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 역시 계속해서 울리는 재난 문자에 마음을 놓지 못한 채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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