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4.25~4.50%로 유지
금리인하 횟수 전망은 그대로
성장률 전망↓·인플레 예측↑
파월 의장, ‘R의 공포’는 일축

[천지일보=방은 기자] ‘트럼프발 관세’가 미국과 세계 경제의 중요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9일(현지시간)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12월 3차례 걸쳐, 기준 금리를 총 1.0% 포인트 내리며 2022∼2023년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 1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연준은 대대적으로 전개 중인 ‘관세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첫 FOMC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금리 동결 배경에 “정말 불확실성이 크다”며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정책이 미국 경제를 더딘 성장과 적어도 일시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울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현재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아마도 큰 변화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 시작에 따른 혼란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도 “전반적인 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하며 “현재 실업률이 4.1%이고 일자리 시장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정책 입안자들은 올해 말까지 지난해 12월에 예상했던 대로 기준금리(중간값)를 3.9%로 예측함으로써 연말까지 0.25% 포인트씩 두 번 인하할 것으로 여전히 예상하지만 “이례적으로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추측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최신 정책 및 경제 전망과 함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준 관계자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전망이 평소보다 불확실하다고 판단하며, 1월 연준 회의 당시에는 균형 잡힌 것으로 여겨졌던 각종 지표가 현재는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 인플레이션 증가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관세를 거론해 “우리는 지금 외생적 요인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한 모든 관세 계획을 실행한다면 수입품에 대한 평균 세율이 대공황 이래로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연준이 향후 몇 달 동안 실행하는 모든 조치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지, 이러한 세금 부과나 다른 국가의 보복적 대응이 지속적인 가격 압박을 야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이 모든 것이 가정과 기업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심리에 반영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계획한 이러한 관세 중 일부는 이미 부과했으며, 대부분은 4월 2일에 멕시코와 캐나다의 주요 상품에 대한 25%의 높은 관세와 미국에 수입되는 상품에 다른 국가가 부과하는 것과 동일한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연준이 지적한 관세로 인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전망에도 반영됐다. 연준 관리들은 인플레이션 측정치가 지난해 12월에 예상했던 2.5% 속도에 비해 2.7%로 올 한해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올해 안에 더 이상의 진전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1.7%로 낮췄고, 올해 말까지 실업률이 약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LSEG 추산에 따르면 미국 금리선물 거래자들은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을 62%로 예상했다. 이는 정책 성명과 전망이 발표되기 전에 57%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확률이 상승했다는 월가 분석에 대한 질문에 “복수의 경제 전망가들이 침체 확률을 다소 올렸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라면서 “(침체 확률이) 올라가긴 했지만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R(경기침체)의 공포’에 대해 일축했다.
한편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1.75% 포인트로 유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