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배

옛날 주년국에 김진국 대감과 조진국 부인이 살았다. 이들 부부는 돈도 많고 땅도 많아 잘 먹고 잘 살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는 것이었다.

어느 날 스님 한 사람이 김진국 대감의 집에 시주를 얻으러 왔다. 동개남 은중절에서 온 스님이었다. 스님은 자식이 없다는 대감 부부의 사연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절에 오셔서 불공을 드리면 아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백미 백 석과 은 백 냥, 명주 백 필을 부처님께 바치시고요.”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데 무슨 일을 못하겠습니까? 시주를 올리고 불공을 드리러 가겠습니다.”

며칠 뒤 대감 부부는 백미 백 석과 은 백 냥, 명주 백 필을 마차에 싣고 동개남 은중절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그들은 도중에 한 스님을 만났다. 서개남 무광절의 스님이었다. 그는 대감 부부에게 아들을 얻으러 동개남 은중절에 시주와 불공을 드리러 간다는 말을 듣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대감, 가까운 절을 놔두고 왜 먼 절을 찾아가십니까? 사실 그 절보다 우리 절이 더 영험합니다. 우리 절에 시주하여 아들을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대감 부부는 이 말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그래서 스님을 따라 서개남 무광절에 가서 시주를 하고 불공을 드렸다. 동개남 은중절 스님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는 화가 몹시 났다.

‘우리 절에 오기로 해 놓고 다른 절에 가? 어디 두고 보자. 아들을 낳게 되는지…. 부처님, 대감 부인에게 줄 아들은 그 집 하녀에게 주세요. 그리고 대감 부인은 딸을 낳게 해 주세요.’

스님의 기도는 그대로 이루어졌다. 대감 부인과 하녀 정술데기가 나란히 임신하여 한 날 한 시에 아기를 낳았는데, 대감 부인은 딸을 낳고 하녀는 아들을 낳은 것이다. 대감 부부는 아들이 아니어서 서운하기는 했지만, 예쁜 딸을 얻으니 기뻤다. 대감은 자청하여 낳은 자식이라고 해서 딸 이름을 ‘자청비’라고 지었다.

하녀 정술데기는 아들을 낳아 흐뭇했다. 그녀는 아들 이름을 ‘정수남’이라 지었다.

한편 하늘나라 옥황궁에도 경사가 있었다. 하늘의 아홉 별 가운데 하나로서 문관 벼슬을 하는 문곡성도 한 날 한 시에 아들을 얻었다. 그는 아들 이름을 문왕성 문도령이라 지었다.

자청비는 무럭무럭 자라 열다섯 살이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베틀에 앉아 비단을 짜다가 하녀 정술데기의 손을 보았다.

“어머나! 어쩜 그렇게 손이 곱지? 아주머니 손 같지 않네. 내 손보다 더 고운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녀가 웃으며 말했다.

“제 손이 고운 걸 이제 아셨어요? 주천강 여울에서 늘 빨래를 해서 그래요.”

“그게 정말이야? 나도 주천강 여울에서 빨래를 하면 손이 고와지겠네.”

자청비는 하녀에게 빨랫감을 챙겨 달라고 해서 주천강으로 빨래를 하러 갔다.

자청비가 주천강 여울에서 정신없이 빨래를 하고 있을 때였다. 문왕성 문도령이 주청당 거무 선생에게 글을 배우러 내려왔다가 자청비를 보았다.

‘오, 저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다니….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구나.’

문도령은 자청비에게 반해 넋을 잃고 자청비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홀린 듯 다가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가씨, 목이 말라서 그런데 물 한 바가지만 얻을 수 있을까요?”

자청비는 대답 대신 바가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바가지에 물을 뜨더니 그 위에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 바가지를 건네받은 문도령은 물을 쭉 들이켤 수 없었다. 버들잎이 있어 후후 불어가며 물을 마셔야 했다. 문도령은 얼굴을 찡그리며 한 마디 했다.

“바가지에 버들잎을 띄워 힘들게 물을 마시게 하다니요. 꼭 그렇게 심술을 부려서야 되겠어요?”

자청비가 말했다.

“급히 물을 마시면 체하기 쉽니다. 체하면 약도 없는데. 물을 천천히 마시라고 버들잎을 띄웠습니다.”

“아, 그러셨어요?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이거 죄송합니다.”

문도령은 자청비에게 사과의 말을 했다. 그러고는 다시 길을 가려는데 자청비가 문도령을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어디 가시는 길이죠?”

“주청당 거무 선생한테 갑니다. 글을 배우려고요.”

“아, 그러세요? 마침 잘 됐군요. 우리 오라버니도 거무 선생에게 글을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같이 가시지요.”

자청비는 문도령에게 기다리라고 이르고, 빨래를 하다 말고 집으로 달려갔다.

“아버지 어머니, 주청당 거무 선생에게 글을 배우러 가겠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여자가 글을 배워 무엇에 쓰려고? 나이가 차면 시집이나 가지.”

대감 부부가 반대하자 자청비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라고 저 하나밖에 없지 않습니까. 두 분이 돌아가시면 제사 때 축문과 지방은 제가 써야지요. 글을 배워서요.”

“듣고 보니 그렇구나. 가서 글을 배워 오렴.”

자청비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는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문도령에게 돌아왔다.

“동생에게 들었습니다. 글공부를 하러 가신다고요? 나와 같이 가시지요.”

“고맙습니다. 함께 공부할 친구를 얻어 기쁘군요. 나는 옥황궁 문곡성의 아들, 문왕성 문도령입니다.”

“나는 자청비의 오라버니 자청 도령입니다.”

둘이는 인사를 나누고 주청당 거무 선생에게 갔다. 그날부터 글공부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한솥밥을 먹고 한방에서 자며 거무 선생에게 글을 배웠다.

자청비는 남자 옷을 입고 있지만, 한방에서 같이 지내다 보면 문도령에게 여자라는 걸 들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꾀를 내어 잠자리에서는 문도령과 자기 사이에 은대야를 놓았다. 은대야에는 물을 가득 채우고, 그 위에 은수저와 놋수저를 걸쳐 두었다.

“아니, 잠자리에 왜 은대야를 갖다 놓았지?”

문도령이 묻자 자청비는 이렇게 둘러댔다.

“응, 은대야를 갖다 놓고 그 위에 걸쳐 둔 수저를 떨어뜨리지 않고 자면 공부가 잘 된다고 해서…. 아버지가 알려 주셨어.”

두 사람 사이에 은대야를 놓고 자니 서로 곁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더욱이 문도령은 은대야의 물을 엎지르거나 수저를 떨어뜨릴까 봐 밤에 얼마 자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늘 잠이 모자라 낮에는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문도령은 자청비에게 공부에서 뒤지자 창피하고 속상했다.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잘해서 자청비의 기를 꺾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문도령은 자청비에게 말했다.

“네가 공부는 나보다 잘하지만 활쏘기는 나보다 못할걸. 누가 활을 잘 쏘는지 겨루어 볼까?”

“좋아.”

문도령과 자청비는 활터에 가서 차례로 활을 쏘았다. 문도령은 스무 발 가운데 열다섯 발을 과녁 한가운데에 쏘아 맞혔다. 그러나 자청비는 스무 발 가운데 열아홉 발을 과녁 한가운데에 쏘아 맞혔다. 문도령은 약이 올랐다. 그래서 무엇으로 이길까 궁리하다가 자청비에게 말했다.

“네가 공부와 활쏘기는 나보다 잘하지만, 오줌 멀리 누기는 나보다 못할걸. 누구 오줌 줄기가 멀리 나가는지 겨루어 볼까?”

자청비는 당혹스러웠다. 자신은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처럼 서서 오줌을 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기를 거절하다면 여자가 아닌가 하고 자기를 의심할 것이다.

자청비는 시합을 하기로 하고 문도령과 함께 대밭으로 갔다.

문도령은 아랫도리를 내리더니 먼저 오줌을 누었다. 오줌 줄기는 멀리 뻗어 나갔다. 그 거리가 열두 자 반이었다. 다음은 자청비 차례였다. 자청비는 문도령이 오줌을 누는 사이 대나무 대롱을 바짓가랑이에 숨겨 두었다. 그리고 힘차게 오줌을 누니 그 거리가 서른 자 반이었다. 이번에도 자청비의 승리였다.

문도령은 그 뒤부터 시합을 하자는 소리는 입 밖에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자청비가 하도 고와 여자가 아닐까 의심했는데, 그 의심도 깨끗이 버렸다.

공부를 시작한 지 3년이 흘렀다. 하루는 문도령이 아침에 세수를 하려고 하는데, 새 한 마리가 날아들어 무언가 떨어뜨리고 갔다. 손에 쥐어 보니 아버지 문곡성이 보낸 편지였다.

‘아들아, 글공부를 마치고 옥황궁으로 돌아오너라. 네 신부감도 정해 놓았다. 서수대왕의 딸이다. 어서 와서 혼례를 치러라.’

문도령은 편지를 읽고 자청비에게 말했다.

“이제 옥황궁으로 돌아가야겠어. 아버지께서 신부감을 정해 놓았다고 어서 와서 결혼하라는 거야.”

“그러니? 축하한다. 나도 그만 집으로 가야겠어.”

자청비는 이렇게 말하고 거무 선생에게 하직 인사를 한 뒤, 문도령과 나란히 주청당을 나섰다. 자청비는 문도령을 사랑하고 있었다. 문도령과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두 사람은 산길을 걸어 주천강에 이르렀다. 주천강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이었다.

여름철이어서 날이 무척 더웠다. 자청비가 강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목욕이나 하고 갈까? 3년 동안 묵은 때를 벗기자고. 이제 헤어지면 영영 만나지 못하잖아.”

“그러자고.”

두 사람은 강가로 내려갔다. 문도령은 아래쪽에서 몸을 씻고, 자청비는 위쪽에서 강물에 손발을 담갔다.

‘문도령은 눈치 없고 미련한 사람이야. 3년 동안 한방에서 지냈으면서 나를 남자로 믿고 있다니. 내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청비는 헤어지기 전에 자기 속마음을 문도령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버들잎을 따서 몇 자 적어 물 위에 띄워 보냈다. 문도령은 자기 앞으로 떠내려 온 버들잎을 발견했다. 건져서 보니 글씨가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눈치 없는 문도령아, 미련한 문도령아. 3년 동안 한방에서 지냈으면서 남자 여자도 구별 못하는 문도령아.’

문도령은 깜짝 놀랐다.

‘자청 도령이 여자였다고? 그렇다면 3년 전에 만났던 자청비가 오라버니 노릇을 했구나. 어쩐지 닮았다 했더니….’

문도령은 자청비를 찾으려고 위쪽을 바라보았다. 자청비가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문도령은 재빨리 옷을 입고 자청비를 뒤쫓아갔다. 숨을 헐떡이며 뛰어가 자청비 집 앞에서 자청비를 따라잡았다. 자청비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도령님, 그동안 여자라는 사실을 숨겨서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안채에 들어갔다가 나올 테니, 제 방에 가서 기다려 주세요.”

자청비는 문도령을 제 방에 들여보내고 부모님에게 인사를 했다.

“아버지 어머니,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글공부를 모두 마쳤습니다.”

“장하다. 남자도 하기 힘든 공부를 여자의 몸으로 잘도 마치고 왔구나. 고생 많았다.”

“저와 같이 공부하던 어린 소년이 함께 왔습니다. 고향집이 꽤 먼 곳에 있는데, 제 방에서 하룻밤 재우고 내일 새벽 일찍 떠나보내겠습니다.”

자청비는 문도령을 어린 소년이라 속이고 함께 밤을 보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사랑을 맹세했다. 문도령은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에 박씨 한 알을 주며 말했다.

“이 박씨를 마당에 심으시오. 박을 딸 때쯤 돌아오겠소.”

그러나 옥황궁으로 돌아간 문도령은 박을 딸 때가 되어도 돌아올 줄을 몰랐다.

‘도령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왜 돌아오지 않는 거지?’

자청비는 약속을 굳게 믿고 애타게 문도령을 기다렸다. 하지만 문도령은 박을 다 따고 다음 해 봄이 되어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봄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자청비는 문도령을 기다리며 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동네 청년들이 지나갔다. 그들은 나무를 한 짐씩 해서 지게에 짊어지고 있었다. 자청비는 그들을 보자 심술이 났다. 다른 집 하인들은 부지런히 나무를 하러 다니는데, 자기 집 하인은 툇마루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하인은 정수남이었다. 자청비와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하녀 정술데기의 아들이었다.

정수남은 게으르기 짝이 없었다. 언제나 집안일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낮잠을 즐겼다. 얼마나 먹성이 좋은지 하루에도 몇 끼씩 밥을 차려 먹는 위인이었다.

자청비는 하인을 한심하다는 듯 노려보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수남아, 또 낮잠이니? 다른 집 하인들은 나무를 해 오느라 바쁜데, 너는 낮잠으로 세월을 보내?”

정수남이 잠에서 깨어 투덜거렸다.

“조용조용히 말하세요. 귀청 떨어지겠어요. 나도 나무를 해 오고 싶다고요. 도끼와 소 아홉 마리와 말 아홉 마리를 주면 일 년 땔 나무를 한꺼번에 해 올게요.”

자청비는 이 말을 듣고 도끼와 소 아홉 마리와 말 아홉 마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자 정수남은 소와 말들을 몰고 굴미굴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나무를 하기 전에 잠깐 눈 좀 붙여 볼까?”

정수남은 소와 말들을 나뭇가지에 매어 놓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깨워 주는 사람이 없어 몇 날 며칠을 쿨쿨 잠만 잤다. 그 사이 소와 말들은 모두 굶어 죽었다.

잠이 깬 그는 소와 말들이 죽은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배고픈데 잘 됐다며 소와 말의 가죽을 벗겨 통째로 구워 먹었다. 이제 남은 것은 소가죽과 말가죽뿐이었다.

정수남은 도끼와 가죽을 들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기슭에는 연못이 있었다. 그 곳을 지나다 보니 오리 한 마리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리가 참 곱구나. 자청비 아가씨가 고운 것을 좋아하니 저 오리나 잡아다 줘야겠다.’

정수남은 오리를 겨냥하여 도끼를 힘껏 던졌다. 그러나 오리는 달아나고 도끼는 연못 속에 가라앉아 버렸다. 정수남은 도끼를 찾으려고 옷을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물 속을 아무리 뒤져도 도끼는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빈손으로 나온 그는 깜짝 놀랐다. 벗어 놓은 옷과 가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누군가 몽땅 훔쳐 달아난 모양이었다. 남 보기 부끄러워 밤에 몰래 집에 돌아온 정수남은 장독 속에 숨어들었다. 하지만 장독대에 온 자청비에게 들키고 말았다.

“정수남아, 그게 무슨 꼴이니? 소와 말들은 다 어디 두고 알몸뚱이로 온 거니?”

자청비가 캐어묻자 정수남은 거짓말로 둘러댔다.

“말도 마세요. 하늘나라 옥황궁 문도령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고요. 제가 굴미굴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더니, 문도령이 옥황궁 시녀들을 거느리고 내려와 꽃놀이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것을 구경하는 데 정신이 팔려, 소와 말과 도끼를 누가 훔쳐 가는 것도 몰랐어요.”

자청비는 문도령을 보았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정말 문도령을 보았느냐?”

“그럼요.”

“지금 가면 만날 수 있을까?”

“이미 옥황궁으로 돌아갔어요. 하지만 모레 다시 오겠다고 했으니 그 때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자청비는 정수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래서 굴미굴산으로 문도령을 만나러 가려고 새 옷을 지어 입고 음식을 준비했다. 자청비는 귀한 소식을 알려 준 정수남이 고마워, 그에게도 옷을 지어 입혔다. 그리고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수남아, 점심은 어떻게 할까?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해 보렴.”

“아가씨, 떡이 좋겠어요. 아가씨 드실 떡과 제가 먹을 떡을 따로따로 준비해 주세요. 아가씨 드실 떡은 찹쌀 닷 되에 소금 닷 되를 넣어 만들고, 제가 먹을 떡은 맵쌀 닷 되에 소금은 넣는 둥 마는 둥 해서 만드세요.”

“알겠다. 너는 말이나 준비해 놓아라.”(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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