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加가 이미 부과한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추가 관세 위협
로이터/입소스 여론 “미국인 57%, 관세 불규칙성이 미국 경제에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지 몇 시간 만에 EU가 다음 달에 일부 미국산 상품에 대한 역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이행할 경우 추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 (PG)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지 몇 시간 만에 EU가 다음 달에 일부 미국산 상품에 대한 역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이행할 경우 추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 (PG)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한 후 ‘관세 카드’를 이용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상대국도 맞불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재무부 장관 도미닉 르블랑은 “13일부터 미국에 대응해 25% 관세 조치를 시행한다”며 “우리의 상징적인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부당하게 표적이 되는 것을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캐나다는 해당 금속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및 기타 총 20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에 따라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 제품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일 오전 0시 1분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이번 맞불 관세 발표는 미국 측 관세 시행에 따른 대응 조치로, 기존에 시행한 25% 보복 관세와는 별개로 추가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가 자동차를 비롯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에 한해 다음 달 2일까지 25% 관세 적용을 유예한 상태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1단계 대응 조치로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뒤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당초 예고했던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추가 보복 관세의 시행은 4월 2일로 연기한 상태다.

차기 캐나다 총리인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전력요금 할증에 대응해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캐나다 노동자와 가계, 기업에 대한 공격”이라며 미국에 대한 전력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강경 시사했다. 이에 해당 추가 관세는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보내는 전력요금 할증을 보류하면서 철회된 상태다. 이날 카니 대표는 온타리오주의 철강 공장을 둘러보면서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하고 공동의 접근 방식을 위해 노력하는 입장에서 적절한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앉아 회담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이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집중은 투자자, 소비자 및 기업의 신뢰를 흔들었고 미국 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그는 또한 캐나다를 합병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함으로써 가까운 동맹국이자 주요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와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캐나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증폭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미국 제품을 선반에서 치웠고 캐나다 시민은 미국 여행을 피하고 있으며, 예약이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해 세계 무역전쟁을 확대하겠다고 위협했다. EU는 이날 발효한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25% 관세에 맞서 다음 달부터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지 몇 시간 만에 EU가 다음 달에 일부 미국산 상품에 대한 역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이행할 경우 추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금액은 우리가 부과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관세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우리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EU가 미국 관리들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고, 일본 내각 장관인 하야시 요시마사는 이러한 관세 전쟁 움직임이 미일 경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통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면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이며, 신뢰할 수 있는 투자 대상지로서의 미국의 위상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7%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의 불규칙성이 미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70%는 관세로 인해 구매 비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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