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국=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광장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 기도를 드리고 있다. 호흡기 질환으로 11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증 폐렴과 신부전으로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시국=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광장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 기도를 드리고 있다. 호흡기 질환으로 11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증 폐렴과 신부전으로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87)이 폐렴으로 장기간 입원하면서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황직은 종신제지만 건강 문제로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교황이 자진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차기 교황 후보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주 초 교황청 고위 성직자 두명이 교황이 입원 중인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을 방문했다.

교황청은 이들이 새로운 가톨릭 성인 시성을 위한 논의를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성직자들이 시성 문제에 관여한 적이 없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방문이 교황의 사임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3년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사퇴 의사를 내비쳤던 자리 역시 시성 문제를 논의하는 추기경 회의였던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40년 이상 교황청을 취재해온 베테랑 언론인 안드레아스 엥글리슈는 “매우 이례적인 방문”이라며 사퇴 논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3일 기관지염으로 입원한 이후 2주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때 호흡 곤란을 겪는 등 건강 상태가 위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탈리아의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즉각적이고 단호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잃는다면, 사임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본인도 신체적 장애 발생 시 사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선출 직후 건강 문제에 대비해 사임서를 작성해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맡겨둔 상태라는 점도 알려지면서 사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교황청은 이러한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바티칸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은 “사임설은 불필요한 추측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건강 상태도 일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티칸 내부에서는 차기 교황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온건파 후보로는 파롤린 국무원장과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거론된다.

특히 주피 추기경은 최근 로마 판테온에서 미사를 집전했는데 이를 두고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에게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수파 후보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제 독신제 등 여러 개혁적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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