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사 보수 한도 확대 예정
“최대 실적 등 고려해 한도 증액”
경제개혁연대, 보수 적정성 지적
“과도한 보상… 의결 철회 촉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지난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4.10.1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지난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4.10.13.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기아에서 보수를 지급받는 안건을 기아 정기주총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과도한 보상"이라고 지적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3월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사외이사 재선임 및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현재 기아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지만, 지금까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만 보수를 받아왔다. 정 회장은 2023년 현대차에서 급여 40억원과 상여금 42억원 등 총 82억원, 현대모비스에서 급여 25억원과 상여금 15억원 등 총 40억원을 수령했다. 이를 합치면 122억원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77억원)에 이어 재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기아는 정 회장 보수 지급에 대해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최근 4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지속적으로 경신한 점 등을 고려해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 대비 증액했으며 특히 정 회장의 경우 사내이사로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에 대한 기여를 고려했다”며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올해부터 보수 지급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정 회장의 보수 지급에 반대하며 주주들에게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3사의 이사를 겸직하며 각사에서 모두 보수를 받는 것은 성과를 떠나 과도한 보상으로 판단하며,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정 회장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그룹 내 3개 회사에서 보수를 받는 것은 과도한 보상”이라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보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정 회장의 기아 이사회 출석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출석률이 거의 100%에 이르는 다른 이사들과 견줘 상근 이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경제개혁연대는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 등 3사의 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상근으로 보기 어렵다”며 “정 회장의 기아 이사회 출석률은 2021년 29%, 2022년 75%, 2023년 78%로 평균 61%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벌 총수가 여러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를 포함해 4개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미등기임원으로도 보수를 받는 계열사를 포함하면 총 7곳에서 보수를 받고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3개 계열사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기업 총수는 평균 2.8개, 총수 2·3세는 평균 2.5개 회사에서 이사직을 겸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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