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원료 의존도 여전… 배추·무 등 만 국산 사용
대두유·옥수수·밀·커피원두 등 국산 없거나 10%↓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5.01.14.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5.01.14.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국내 식품 제조업체들이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비중이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국산 원료 사용 비율은 더욱 낮았으며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수입산 원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4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식품제조업체에서 사용한 농축수산물 원료 총량은 1881만톤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산 원료 사용량은 599만톤으로 비중은 31.9%에 그쳤다.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은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연 매출 1000억원 초과)은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이 24.8%에 불과했으며 중기업(연 매출 120억~1000억원)은 43.6%, 소기업(연 매출 120억원 이하)은 56.5%를 기록했다.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대기업일수록 국산 원료보다 저렴한 수입산 원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는 배추‧무‧인삼‧홍삼‧오이‧사과·배·감·오리고기·김 등이 있었으며 9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은 양배추(99.5%)와 고구마(97.2%), 버섯(95.3%) 등 29개였다. 이들 품목의 총 사용량은 396만톤으로 전체 국산 사용량의 66.1%를 차지했다.

반면 대두유(0.6%), 옥수수(0.6%), 밀(1.3%), 유장(2.2%), 치즈(5.5%), 고추양념(7.9%) 등은 국산 비중이 20% 미만에 그쳤다. 특히 커피원두, 백설탕, 팜유류, 타피오카 등 일부 품목은 국산이 전무했다.

식품 제조업체들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국산 원료 가격이 높아서’라고 답한 업체가 7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산은 일시에 대량 납품이 어렵다(30.0%)’ ‘1차 가공이 잘 되어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15.5%)’ ‘국내 생산이 어려운 원재료다(12.8%)’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국산 원료 조달 경로는 산지 직구매(35.7%)가 가장 많았으며 중간 도매·벤더업체(29.0%), 원료 제조업체(23.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 원료의 구매 경로는 직수입(44.1%)이 가장 높았으며 중간 도매·벤더업체(19.7%), 수입상사(17.9%), 수입추천대행기관(10.4%) 순이었다.

국산 원료 사용량은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23년 국산 원료 사용량은 600만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식품 원료 소비량이 증가하는 속도를 고려하면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의 증가세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원료를 늘리고 싶어도 가격이 비싸고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워 수입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국산 원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산 원료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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