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법정서 증인 출석
“체포 명단, 14명인가 16명이었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와 “‘싹 다 잡아들여’라고 발언했다”며 직접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홍 전 1차장은 4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테니 일단 방첩사를 지원해’라는 취지로 말했는가”라고 묻는 국회 측 대리인단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통화 내용으로 보면 구체적 대상자, 목적어를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누굴 잡아야 한다는 부분까지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네 번 정도 통화를 한 내역이 있는데 실제로는 두 번 했는가”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홍 전 1차장은 “(윤 대통령이) 국정원장한테 물어보란 취지인지 아님 바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기 때문에 방첩사 협의 과정을 알 수 있겠다 등 두 가지로 추정했다”며 “윤 대통령에게 누굴 잡으란 말이냐고 물어보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에서는 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나 확인하기 위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에게 전화했지만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도 똑같이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봤으나 여 전 사령관은 ‘저희도 몰랐다.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이에 홍 전 1차장은 “‘대통령이 너네(방첩사)를 지원해주라고 했다’고 얘기하자 그제서야 여 전 사령관이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 전 사령관은 국회가 체포조에 나가 있는데 체포 대상자 소재 파악이 안 된다며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고 이에 홍 전 1차장은 메모지에 급하게 받아 적었다고 증언했다.
그 메모에 대해 홍 전 1차장은 “그걸 또박또박 다 적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적다 보니 ‘이게 뭐지’라고 생각한 부분은 적지 않았다”며 “(체포 명단은) 나중에 기억해 보니 14명인가 16명이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