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 평균 분양가 2063만원, 매매가 1918만원
서울 분양가, 시세보다 1억 7천만원 비싸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전국 곳곳에서 지역 내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들어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 최고 기록이 나온 지역은 총 6곳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2024.6.3. (출처: 연합뉴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전국 곳곳에서 지역 내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들어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 최고 기록이 나온 지역은 총 6곳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2024.6.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추월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시세보다 520만원 더 높아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매매보다 비싸진 상황이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2063만원으로, 평균 매매 시세인 1918만원보다 145만원 높았다.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4820만원으로, 매매가(4300만원)보다 520만원 더 비쌌다. 전용면적 85㎡(33평) 국민평형으로 환산하면 분양가는 전국에서 약 5천만원, 서울에서는 약 1억 7천만원 정도 시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시세를 역전한 원인은 2023년 규제지역 대거 해제와 분양가 자율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규제지역을 해제하면서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 산정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이와 동시에 금리 인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등한 건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이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국 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 2025.01.24 (제공: 부동산R114) ⓒ천지일보 2025.01.24.
전국 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 2025.01.24 (제공: 부동산R114) ⓒ천지일보 2025.01.24.

서울은 지난 2018년까지 분양가가 시세보다 3.3㎡당 50만원가량 비쌌으나, 2019년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졌다. 이후 분양가와 시세 간의 차이는 ▲2020년 -1012만원 ▲2021년 -1455만원 ▲2022년 -643만원 ▲2023년 -504만원 등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2024년 들어 6년 만에 분양가가 다시 매매 시세를 추월했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17개 시도 모두 분양가가 시세를 웃도는 가운데 ▲제주(1245만원) ▲울산(1096만원) ▲부산(954만원) ▲광주(953만원) ▲경북(858만원) 등이 높은 차이를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건축비와 조달금리가 크게 오른 반면, 미분양 주택이 대규모로 쌓이며(지난해 11월 기준 5만 652가구) 청약 수요가 급감했다. 분양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방 수요자들은 기존 아파트나 할인 판매 중인 미분양 물량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건설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분양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공공택지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기본형건축비가 2023년 3월과 9월에 각각 3.1%, 3.3%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 건축자재와 물류비가 오르고 있어, 2025년에도 전국 및 17개 시도의 분양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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