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문화선교트렌드 ②
AI시대 발맞춰 활용 모색해야
개인의 역량‧재능이 전도 핵심
‘공동체성 강화’는 교회 과제로

 

무종교의 시대, 앞으로 종교계에 수많은 과제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다음 세대 문제’다. 

국내 교계 전체적으로 신자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20~30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감소는 성직자 수 감소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맞물려 종단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낳고 있다. 

젊은 세대의 필요와 관심사에 어떻게 부응하느냐에 따라 종단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4년을 보내고 맞은 2025년에는 교계에 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는 갈수록 변화하는 목회와 신앙 흐름 속에서 교회의 과제와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역 활성화와 인공지능(AI)의 발전을 따라 교계에서 ‘디지털 미디어 사역 트렌드’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교회 사역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콘텐츠 제작, 소그룹 관리 등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이미지 제작: 챗 GPT)
온라인 플랫폼 사역 활성화와 인공지능(AI)의 발전을 따라 교계에서 ‘디지털 미디어 사역 트렌드’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교회 사역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콘텐츠 제작, 소그룹 관리 등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이미지 제작: 챗 GPT)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유튜브와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역이 활성화하고,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교계에서 ‘디지털 미디어 사역의 트렌드’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이 급변하고 공동체성이 약화하는 시기에 교회가 생존하려면 성도 개인의 사역에 대한 고민과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AI를 섣불리 거부해서는 안 되며 여러 활용 방안을 염두에 두고 시대적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사용해야 교회가 생존할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조성실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은 2025문화선교트렌드 포럼 ‘디지털 미디어 전망과 교회의 과제’로 주제로 한 발제에서 “2025년은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조력자로 자리 잡고, 1인 사역자가 디지털 도구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빛을 발하며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에 ‘인공친밀성’이라는 낯선 감정이 피어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가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기술을 넘어선 영적 메시지로 사람들의 마음에 물음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최대 화두는 ‘AI 에이전트’ 

2025년 AI 시대의 최대 화두는 ‘AI 에이전트’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 여러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취합하고, 요청된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비서(Digital Assistant)’의 한 형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23년 5월 ‘AI 포워드 2023’ 행사에서 “앞으로 개인 디지털 에이전트(PDA, Personal Digital Agent)를 개발하는 기업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4년 7월, 메타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춤화된 AI 에이전트를 가지게 될 것이며, 기업들도 고객과의 소통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시그라프 2024’에서 “모든 기업과 직무에 AI 어시스턴트가 도입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주목을 받았다.

조 센터장은 “AI 에이전트는 교회의 사역과 행정, 그리고 콘텐츠 제작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설교 초안 작성, 논리 전개 보완, 적절한 예화 작성 등으로 목회자의 설교 준비 시간을 줄이고 영적 성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홈페이지 관리, 재정 계획, 교적 데이터 분석 등 교회 행정을 자동화해 효율성을 높인다. 이외에도 콘텐츠 제작, 새신자 등록, 긴급 기도 채널 운영, 소그룹 관리 등 목회적 돌봄에서 개인 맞춤형 조언과 위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조 센터장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AI 에이전트의 도입은 교회 내에서 윤리적이고 신학적인 논의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AI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 등과 같은 질문들은 교회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AI를 단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 과정에서 복음적 가치와 윤리적 기준을 지켜야 한다. 신학적 논의와 함께 AI개발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과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교회 사역 방식도 변화 중 

AI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 AX)은 1인 사역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며 교회 사역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엔 예배 준비, 찬양 인도, 신앙교육과 같은 핵심 사역들이 팀 단위의 협업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졌다. 

일례로 작은 지역 교회의 청년 사역자가 스마트폰과 AI 기반 콘텐츠 제작 도구만으로도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상을 제작, 이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지역교회로 연결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은 1인 사역자가 기존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역할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면서 “1인 사역자는 복음을 새롭게 해석하고 전파하며, 디지털 도구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역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이러한 변화가 교회 조직의 극소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교회 규모 축소가 아닌, 적은 인원과 자원으로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을 의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1인 설교자, 1인 찬양 인도자, 1인 청소년 사역자 등 자신의 이름과 브랜드를 통해 활동하며 소속보다는 개인의 역량과 메시지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교회 조직의 간소화와 더불어 개인화된 사역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개인 사역 부상, 공동체성 강화 고민을     

따라서 교회는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공동체성과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교회나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역량이 복음 전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각 개인이 복음을 어떻게 해석하고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신학적 고민과 실천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교회의 역할에 대해 조 센터장은 “교회는 인간이 가진 관계의 고유성과 영적 깊이를 강조, AI와의 관계가 이를 훼손하지 않도록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AI를 단순한 도구로 축소하지 않고, 인간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는 방식으로 AI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교회는 AI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다움과 신앙의 본질을 더 깊이 탐구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는 기술적 진보와 신학적 전통 사이의 조화를 고민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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