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매일 전 세계의 날씨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세계는 점점 따뜻해지고 장마, 홍수, 태풍, 폭설 등 단기적 기상 재해는 이제 이전과는 수준이 다르다. 지난 1년간에만 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기상 기록이 경신됐다.

이런 극단 기후는 인명 피해를 만들고 시민들의 삶의 터전과 일을 잃게 만든다. 알아야 예방도 하는 법. 일상이 되고 있는 지구촌의 극한 날씨를 한 주간 정리했다.

ⓒ천지일보 2025.01.02.
ⓒ천지일보 2025.01.02.

 

지난해 7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하계 올림픽에서 쿠바와 브라질의 비치발리볼 경기 중 관람객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를 사용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7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하계 올림픽에서 쿠바와 브라질의 비치발리볼 경기 중 관람객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를 사용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세계, 기후 변화에 작년 폭염 41일 더 겪었다”

WWA 등 기후 변화 영향 연구

극악 재해 26건 기후 변화 관련

“탄소 줄일 때까지 더 악화할 것”

 

작년 10대 재해로 2천명 사망

피해액 3/4는 미국에서 발생

[천지일보=이솜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해 전 세계가 평균 41일의 폭염을 더 겪었으며 피해를 주는 기상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나왔다. 더불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10가지 기후 재해로 인해 약 2000명이 숨지고 피해액이 2290억 달러(약 338조 2330억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기후 변화가 폭염의 게임체인저”

AP통신에 따르면 다국적 연구그룹인 세계기상특성(WWA)과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은 2024년 전 세계는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겪지 않을 ‘위험한 더위’를 41일이나 추가로 겪었다고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국제 연구진은 이를 전 세계의 일일 기온을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예상되는 지구의 기온과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WWA의 책임자이자 임페리얼 칼리진의 기후 과학자인 프리데리케 오토는 “이번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며 “기후 변화는 우리가 연구한 대부분의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더위, 가뭄, 열대성 저기압, 폭우를 더 자주, 더 강하게 만들어 수백만명의 생명과 생계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가 화석 연료를 계속 태우는 한 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백만명이 지난해 숨 막힐 듯한 더위를 견뎌냈다. 미국의 북부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 멕시코와 중미, 서아프리카, 남부 유럽,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은 특히 최악의 폭염을 겪었다. 지구는 측정된 역사상 가장 더운 날들과 지금까지 가장 더운 여름을 경험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150일 이상 극심한 더위가 지속됐다. 크리스티나 달 클라이밋센트럴 기후 과학 담당 부사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개발이 덜 된 국가들이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폭염은 점점 악화되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오토는 “폭염으로 사람이 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이러한 인식을 높이기가 훨씬 더 어렵다”며 “폭염은 가장 치명적인 극한 현상이며, 기후 변화가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올해 사망자 최소 3700명과 수백만명의 이재민을 낸 극심한 기상 현상 29건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그 중 26건이 기후 변화와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태평양을 자연스럽게 따뜻하게 하고 전 세계의 날씨를 변화시키는 엘니뇨 기상 패턴은 이러한 날씨 중 일부를 올해 초에 더 발생하기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기후 변화가 2024년의 더위를 부추기는 데 엘리뇨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따뜻한 바닷물과 더 따뜻한 공기가 더 파괴적인 폭풍을 일으켰고 기온이 기록적인 폭우로 이어졌다.

우드웰 기후 연구 센터의 기후 과학자인 제니퍼 프랜시스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과학적 근거와 연구 결과가 타당하다고 짚었다. 그는 “대기 중 열을 가두는 가스의 농도를 낮출 수 있을 때까지 극한의 기상 현상은 더욱 빈번해지고, 강렬해지고, 파괴적이고,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사망과 피해는 불가피하지 않다고 적십자 적신월사 기후 센터의 줄리 아리기는 말한다. 그는 “각국은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적응함으로써 이러한 영향을 줄일 수 있으며, 개별 국가나 시스템 또는 장소가 직면한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다르지만 모든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0대 재해 배상금 40억 달러 이상”

크리스천 에이드의 보험금 지급 분석 결과 지난해 세계의 가장 거대한 10가지 기후 재해로 2000명이 사망하고 2290억 달러의 피해 비용이 들었다고 지난달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 중 재정적 피해의 3/4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2018년 순위가 집계된 이래 처음으로 한 해에 허리케인 2개가 발생해 손실액이 500억 달러를 넘었다. 바로 지난 9월과 10월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이다.

또 지난해 세계 기후 재해 상위 10위에는 사망자 최소 829명과 126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낸 동남아의 태풍 야기, 최소 26명의 사망자와 50억 달러의 피해를 낸 유럽의 태풍 보리스, 중국 남부, 독일 바이에른, 스페인 발렌시아, 브라질의 리오그란데두술 지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홍수 등이 포함됐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정적 영향의 증가는 또 다른 최초의 사례에서도 드러났다. 상위 10대 재해로 인한 손해 배상금이 모두 40억 달러를 넘었다.

자선 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는 보험 지급금 데이터를 사용해 매년 말에 기후 재난 피해 순위를 매긴다. 이들은 재난의 실제 비용은 많은 사람들이, 특히 가난한 나라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브램홀 인근 A555 도로에서 소방관들이 홍수에 갇힌 한 남성을 차에서 구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영국 브램홀 인근 A555 도로에서 소방관들이 홍수에 갇힌 한 남성을 차에서 구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영국 이틀간 한 달 치 폭우… 이스라엘도 깜짝 홍수

英 폭우 이어 주말 폭설 경보

이스라엘 시간당 128㎜ 폭우

세밑과 새해 이스라엘과 영국에 각각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 150개가 넘는 홍수 경고 및 경보가 발령됐다. 그레이터맨체스터주에서는 새해 첫날 홍수로 주민들이 대피하고 기차 노선과 도로가 폐쇄돼 ‘중대 사건’이 선포됐다. 소방관들은 이 주의 브램홀 근처에서 홍수에 갇힌 한 남성을 구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국 북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48시간 만에 거의 한 달 치 비가 내렸다. 심지어 이는 이날 북서부와 웨일즈에 더 많은 폭우가 내리기 전의 일이었다. 컴브리아의 호니스터 패스에는 거의 6인치(150㎜)의 비가 내렸고,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로치데일에는 3인치(77㎜)가 내렸다.

영국 당국은 올해 첫 주에 폭설이 예상됨에 따라 전역에 주말 3일간 황색 눈 경보를 발령했다. 경보 지역은 웨일스 전역, 스코틀랜드 남부, 잉글랜드 남부 및 동부 해안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을 포함한다. 특히 미들랜드, 웨일스, 영국 북부 지역에서는 여행 지연과 정전이 예상되며, 5㎝에서 30㎝ 사이의 눈이 내릴 수 있다고 예보됐다.

이스라엘에서도 새해 전 폭발성 홍수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몇 시간 동안 이스라엘 전역을 휩쓸고 지나간 폭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도로가 폐쇄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해안 도시 아쉬도드에는 시간당 128㎜가량의 비가 내렸고, 30분 만에 무려 50㎜의 비가 내렸다. 이는 일반적으로 1~2일간의 강우량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