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주의보 확산에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 커져
정치적 혼란이 초래한 경제 여파…관광업계 장기적 타격 예상

[천지일보=최치선 여행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중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전 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뿐만아니라 45년만의 계엄선포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고  그동안 쌓아온 민주주의 근간을 뿌리채 흔들어 놓을 정도로 혼돈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한때 전 세계에서 '안전하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찬사를 받던 한국은 단 몇 시간 만에 국제사회의 '여행 위험 국가'로 낙인찍히는 사태를 맞이했다. 이는 단순히 국내 관광업계와 유통업계의 경제적 타격에 그치지 않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KBS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천지일보 2024.12.05.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KBS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천지일보 2024.12.05.

◆'안전한 나라' 이미지의 붕괴

BTS의 빌보드 1위, K-드라마의 글로벌 성공,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한국은 문화적 영향력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아왔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이 단순히 경제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회로서 자리 잡았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이 쌓아온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를 단숨에 뒤집어 놓았다.

블룸버그, BBC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영국 외무부는 즉각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이스라엘과 미국도 한국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이는 한국이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글로벌 팬들이 직접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KBS유튜브 캡처)ⓒ천지일보 2024.12.05.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KBS유튜브 캡처)ⓒ천지일보 2024.12.05.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극단적이고 이례적인 조치로 간주된다. 불과 6시간 만에 해제되었지만, 그 충격은 한국 내부와 국제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제사회는 이를 통해 한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로 보게 될 위험에 처했다.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히 법과 제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과 국제사회가 느끼는 신뢰와 안정에서 비롯된다. 이번 사건은 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경제적 여파와 관광업계의 위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천지일보 2024.12.05.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천지일보 2024.12.05.

관광업계는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위기 앞에 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회복세에 접어들던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 방문 취소와 안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한 여행사는 이달 예정된 학생 단체 여행을 전면 취소했으며, 중국과 유럽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장거리 여행객들이 한국 방문 대신 다른 대체지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동, 홍대, 성수동의 주요 상권 매장은 외국인 수요 감소로 연말 특수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환율 상승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한민국 신뢰 회복을 위한 과제

국회에 무장군인들이 난입하는 장면(YTN화면캡처)ⓒ천지일보 2024.12.05.
국회에 무장군인들이 난입하는 장면(YTN화면캡처)ⓒ천지일보 2024.12.05.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일시적 혼란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관광업계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00 교수(00대학 관광학부)는 "비상계엄은 그간 쌓아온 노력을 10년 이상 되돌릴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유치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해외 특이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한국의 관광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훼손된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단순한 메시지 전달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한국의 안전성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문화산업과 관광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자유와 신뢰를 다시 세우는 길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 사회와 국제사회에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 모두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를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한다. 세계는 한국이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 안전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신뢰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없지만, 단 한 번의 실책으로도 쉽게 잃을 수 있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보다 성숙하고 안정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길 희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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