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금리 0.19%p↓
예대금리차 조정은 어려울 듯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은행권 대출금리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최근 며칠 새 급락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예금과 대출의 금리 격차(예대금리차)는 축소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은행채·무보증·AAA 등 금융채 5년물의 금리는 2.965%를 기록했다. 금융채 5년물은 2일 전인 지난달 27일만 해도 3.092%로 3%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28일 ‘깜짝’ 금리 인하를 선택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도 이틀 사이 3.215%에서 3.039%로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는 상당 폭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2일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p 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는 11월 마지막 주 연 4.31∼5.21% 수준에서 이달 2일 4.17∼5.07%로 0.14%p 낮아진다.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도 3.94∼5.34%에서 3.76∼5.16%로 0.18%p 떨어지고, KB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3∼5.43%에서 3.84∼5.24%로 0.19%p 하향 조정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도 이미 상당 폭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22일 4.151∼5.651%에서 29일에는 3.962∼5.462%로 0.189%p 낮아졌다. 하나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채 5년물 지표를 따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4.14∼5.45%에서 4.00∼5.30%로 하단이 0.14%p, 상단이 0.15%p 각각 내렸다.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채 5년물을 따르고 있다.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으나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신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04%p로 집계됐다. 이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은 제외한 것이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7월 0.43%p를 기록한 이후 8월 0.57%p, 9월 0.73%p, 10월 1.04%p으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이 대출 가산금리 조정에 난색을 표하는 데다 예금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은행권이 대출 가산금리 조정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금융채 금리가 거의 기준금리 인하 폭(0.25%p) 가까이 떨어진 만큼 가산금리를 낮춰 대출금리 수준을 낮추면 쏠림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은행의 경우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금리는 약 석 달에 걸쳐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따라 수 차례 수신(예금) 금리를 낮춰 온 만큼, 곧바로 인하를 선택하기엔 부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