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은 “알아서 할 문제”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2024.10.20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2024.10.20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설을 두고 국제사회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나서면서 장기전으로 번진 전쟁 국면이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25일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두고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북한군 파병’ 발표에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같이 언급하며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외무성은 국방성이 하는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며 또한 이에 대해 따로 확인해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8일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군 지원을 위해 1500여명의 병력 파병을 결정했으며, 1500여명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1500여명이 추가로 러시아에 당도했으며 연말까지 전체 파병 규모가 1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출처: SPRAVDI X(트위터) 계정)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출처: SPRAVDI X(트위터) 계정)
러시아 독립 언론이 공개한 파병 북한군 추정 동영상 캡처[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 연합뉴스]
러시아 독립 언론이 공개한 파병 북한군 추정 동영상 캡처[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도 지난 23일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이 목격됐다고 전날 발표하며, 작전지역 인근에서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특히 25일(현지시간)에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투지역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부터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며 “그 정보 보고에 따르면 오는 27~28일에 러시아가 첫 번째 북한군을 전투지역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군의 투입이 ‘명백한 확전’이라며 서방에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과 맺은 상호 군사지원 조항을 언제 어떻게 적용할진 북한의 자율적 판단에 달렸다고 피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를 통해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상호 군사지원 조항에 대해 “무엇을 결정해야 할 때가 되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스푸트니크,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상호 군사지원 조항의 적용 여부와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우리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이 조항의 틀 안에서 훈련을 시행하고 경험을 교환하는 것으로 제한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푸틴에 '김일성훈장' 수여. 북한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
북한, 푸틴에 '김일성훈장' 수여. 북한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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