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야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쏠리고 있다. 일찌감치 존재감을 뽐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인물들이 있는 반면 때를 기다리는 잠룡들도 있다. 본보는 각 인물들의 행보를 중심으로 이들의 정치적 상황과 행보를 조명해봤다.

한동훈, 당심의 선택받았지만

약한 당내지지 기반 해결 과제

 

‘대중성’ 오세훈, 중도 공략 유리

오랜 공백기·낮은 존재감 발목

 

홍준표 거침없는 발언 행보

직설 화법 ‘양날의 검’ 가능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4.09.01 (출처: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4.09.01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철, 최수아 기자] 여권과 야권의 잠룡이라 일컫는 대권주자들이 각자마다 행보를 펼치면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현재 윤석열 정부 임기가 3년 남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대권주자들이 기지개를 피는 상황이다. 이에 대권 시계가 빨라지면서 여야 잠룡들은 대권가도에 유불리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4.10 총선에서 192석을 확보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정부를 압박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민심을 회복하며 차기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떠안은 여권 내 구원투수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세대교체 이뤄내나

국민의힘 내 유력한 대권자자로 한동훈 대표가 거론된다. 그의 정치적 상승세는 윤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강력한 리더십과 사이다 화법 등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그는 비교적 젊은 정치인으로 국민의힘 내에서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한 대표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그를 지지하는 팬덤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대표는 지난 7월에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62.84%를 얻어 당심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대선후보 호감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반면에 한 대표는 정치 경험이 적은 만큼 정치적 연대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부족하다는 것이 대권주자로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경험과 정치적 연륜이 대권레이스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로 언급되는 인사들이 존재하지만 세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그는 당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제3자 추천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 등을 두고 원내지도부와 마찰을 빚는 만큼 그의 대권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은 23일 부산동서대 국제학술대회 참석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핵잠재력 증강을 강조하고 지구당 부활을 반대하는 등 보수 색깔을 강화한 모습을 보였다. (제공: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23일 부산동서대 국제학술대회 참석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핵잠재력 증강을 강조하고 지구당 부활을 반대하는 등 보수 색깔을 강화한 모습을 보였다. (제공: 서울시)

◆정치적 입지 넓히는 오세훈

대권주자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도 거론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 1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50대 50에서 조금 진전됐다”며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네 번째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은 행정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개선, 환경 정책 강화, 그리고 서울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을 통해 그의 리더십과 행정 능력을 입증해 왔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비교적 온건하고 실용적인 보수 성향으로 언급되는 데 이에 그가 중도층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시장은 최초 4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지만 중앙정치에서 떠난 지 오래됐고, 긴 시간의 공백기로 당내 기반이 약하며 다른 대권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존재감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2일 서구 비원뮤직홀에서 열린 서구청 직원들과 소통·공감 토크의  시간을 가졌다. (제공: 대구시) ⓒ천지일보 2024.07.24.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2일 서구 비원뮤직홀에서 열린 서구청 직원들과 소통·공감 토크의 시간을 가졌다. (제공: 대구시) ⓒ천지일보 2024.07.24.

◆홍준표, SNS 통해 연일 존재감 부각

이 외에도 오랜 정치 경험과 국민의힘 내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홍 시장은 과거 경상남도지사와 자유한국당 대표 등을 역임하며 보수 진영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인물이다.

그는 거침없는 발언과 소신 있는 정치 행보로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등 존재감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청년의꿈’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의 취약층인 2030 청년과 대화의 장을 여는 등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켜 비호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다른 대권주자와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는 오 시장과 마찬가지로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당내 기반이 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대권주자에 이어 야권의 차기 대권 잠룡들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강력한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고 본격 대선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이에 맞서 비명(비이재명)계로 언급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속속 등장하며 차기 대권레이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표 연임’ 李, 당 장악력↑

10월 ‘1심 판결’ 중대 고비

 

김경수, 비명 구심점 ‘급부상’

불안정한 당내 기반 숙제로

 

독자 정책 노선 걷는 김동연

몸 푸는 김부겸·이낙연·조국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8.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8.18.

◆대권 선두 이재명, 사법 리스크 암초

여소야대 지형에서 정권 탈환을 노리는 야당의 대권 선두주자는 단연 이 대표다. 그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내 ‘일극체제’를 확고히 하며 당 장악력 더욱 높였다.

또한 이 대표는 “결국 다 먹고사는 문제”라며 민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종부세 완화와 상속세 개편 등 경제 이슈로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그는 7개 사건과 11개의 혐의로 엮인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첫 번째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데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대권가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철옹성 같았던 ‘이재명 일극체제’도 한순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중도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우클릭 행보로 금융투자소득세 완화 혹은 유예 목소리를 냈는데 그의 행보가 전통적 지지층과의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이 대표의 금투세 완화 입장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도 그 징후다. 그는 외부의 공격뿐 아니라 내부의 저항까지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경수 복귀, 친문 결집의 신호탄

당내에서는 여러 리스크를 안은 이 대표의 대안으로 김 전 지사를 꼽는다. 김 전 지사가 광복절 특사로 정치적 족쇄에서 풀려나면서 야권 내 지형도 급변했는데 그가 민주당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정치인이라는 상징성이 커 계속해서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돼왔기 때문이다.

현재 김 전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불리며 민주당 내 친문 진영의 결집을 촉발시킬 수 있는 강력한 구심점으로도 평가된다. 그는 이미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야권 대권주자 선호도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비명계 인사들에게 김 전 지사가 이 대표의 대항마로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이 대표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의 정치 복귀에 대한 엇갈린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김 전 지사가 독자적인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과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점에서 그가 이 대표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민선 8기 후반기 중점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8.14.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민선 8기 후반기 중점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8.14.

◆김동연, 친노·친문 세력 확장 본격화

또 다른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김 지사는 이 대표와 정책적인 차별점을 두며 행보에 나섰다. 그는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기회소득’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김 지사는 경제 전문가로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도층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그는 최근 친노(친노무현)·친문계 인사들을 경기도로 불러들이며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한 예시로 김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행사에 참석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바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담화 및 서명식'에서 참석자들이 합의문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8.06.21. (출처: 뉴시스)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담화 및 서명식'에서 참석자들이 합의문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8.06.21. (출처: 뉴시스)

◆김부겸·이낙연·조국, 대권 ‘새 변수’

이 외에도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본격적으로 몸을 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정치판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비명계를 결집할 또 다른 잠재적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정치 난맥상에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이 전 국무총리도 정계 은퇴설을 일축하며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는 국가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는 그가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전 총리의 행보는 대권을 향한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조 대표도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된 진보 진영의 새로운 정치 세력을 결집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진보 진영 내에서의 역할에 달려 있다. 그는 기존 민주당의 진보적 입장을 대변하며, 혁신당을 통해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다만 그의 정치적 행보는 진보 진영 내에서의 갈등과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향후 그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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