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경기도가 ‘경기 서부권 광역시티 투어’ 홍보자료에 엉터리 전화번호를 기재해 빈축을 사고 있다.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도, 기본적인 관리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경기도민과 이용자들에게 유무형의 피해를 준 셈이다. 

지난 7월 30일 경기도 뉴스포털에 게시된 ‘경기관광공사 추천! 가볼만한 곳, 경기 서부권 광역시티투어’라는 제목의 홍보자료가 게재됐다. 이 자료에는 투어 문의 전화번호로 1668-7766이 기재됐다. 이후 8월 6일에도 같은 번호가 포함된 자료가 게재됐으나, 이 번호는 잘못된 번호였음이 본지 취재 과정 중에 확인됐다. 

8월 초 기자가 문의 전화로 누차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 너머로 “결번”이라는 소리만 들려왔다. 이후 경기관광공사 담당자에게 ‘전화가 안 된다’고 알렸으나 “여름이라 쉬는 중”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21일에 다시 담당자와 연락한 결과 잘못된 번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담당자는 “누군가로부터 이미 전화가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문제를 인지하고도 확인조치가 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황당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자와 통화 후 번호 오류를 인지한 이후에도 홍보자료가 일부만 수정됐다. 7월 30일 게시물은 1644-7786으로 바로 정정됐지만, 8월 6일자 게시물은 여전히 잘못된 번호로 남아있다. 

수많은 이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경기도 투어버스를 이용하려다 전화 연결이 안 돼 실망하고 포기했을 것이다. 혈세가 투입된 정책이 잘못된 번호와 공무원들의 안일함으로 인해 보이기식 이벤트’에 그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안일한 행정 태도를 점검하고, 앞으로 모든 자료의 기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행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이번 사안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안일하고 나태한 공무원 행정의 단면을 보여준 것은 아닌가 싶다. 

경기도는 국내에서 가장 큰 지자체로 한류 열풍에 발맞춰 각종 관광 콘텐츠 개발과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홍보자료의 기본정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공무원들을 보면서, 무엇을 기대하고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기자의 괜한 노파심일까.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물.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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