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머지포인트’ 사태 재연 우려
롯데쇼핑·GS리테일·현대百 등 판매 철수
대형 제휴처도 해피머니 사용·전환 중단
상품 취소에 환불도 안 돼 고객 ‘불만’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위메프 본사.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위메프 본사.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싱가포르 기반의 e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면서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대다수의 유통사가 발을 빼는 등 협력사 이탈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위메프에서 정산 지연이 시작된 이후 티몬도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업계는 이번 일이 큐텐 계열사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가 대리점에 지급해야 하는 항공료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현재까지 티몬·위메프가 여행사에 지급하지 못한 대금이 1000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1000억원대의 선불금을 받지 못해 대규모 피해를 입었던 2021년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GS리테일, 현대백화점, 신세계, CJ ENM 등 대형 유통기업들은 이번주 들어 잇따라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했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LF몰, 다이소몰, 아이파크몰 등도 전문몰 관에서 철수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도 마찬가지로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뿐 아니라 네이버페이, 구글, 페이코, SSG페이, 스마일콘, 엠트웰브 등 대형 제휴처들까지 일제히 해피머니 사용 및 전환을 중단했다.

큐텐이 운영하는 AK몰을 제외한 대부분 업체가 판매를 철수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판매자들뿐 아니라 소비자들 이탈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는 셀러와 소비자의 순환 관계가 중요한데 이번 사태로 판매자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간다면 사업이 무너지고 더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며 “당장에 모든 자산을 활용해 지연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할까 봐 업체들이 일찌감치 발 뺀 것”이라며 “이번 자금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보다 신뢰도를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위메프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로 인해 일부 파트너사들이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이에 큐텐은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라고 설명했고 일부 파트너사에게 정산을 완료하면서 이달 말까지 나머지 파트너사들에게도 순차적으로 대금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티몬도 정산 지연 사태가 불거졌고 이에 대금을 결제받지 못한 일부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이미 결제까지 마친 예약을 취소하거나 상품 이용이 불가하다고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통보하고 있다.

실제 일부 항공사 및 여행사들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현재 티몬 정산 지연 문제로 안내 문자를 전송드린다. 당사에서는 언론에서 보도된 정산 지연에 따른 우려와 무관하게 정산에 문제가 없음을 믿고 고객님의 항공 이용에 지장 없도록 예약/발권 업무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티몬 담당자로부터 정산 대금 무기한 지연에 관한 안내가 최종 확인돼 부득이 ‘항공 취소 혹은 재결제 안내’를 드리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면서 여행상품 구매 피해가 속출하자 소비자 불안도 커지는 추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외여행 상품 고액으로 결제해 불안해서 무작정 취소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취소했는데 결제 계좌 환불 대기라고 뜬다” “당장 내일인데 항공권 취소” 등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티몬 애용했는데 여행 예약한 거 취소해야 하나”라며 “여행 문의할 게 있어 전화해 보니 연결 안 되고 모바일 상담 채팅 들어가니 대기 고객 900명”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예전 머지포인트 사태 생각해 보면 환불이 가능할까 싶다”며 “머지 사태를 겪고도 법도 강화하지 않고 왜 피해는 국민이 보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여행상품 외 선불충전금 티몬캐시로 인한 소비자 불안도 큰 상황이다. 앞서 티몬은 상품권과 함께 티몬캐시를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으나 지난 23일 NHN이 티몬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을 중단함과 동시에 티몬 판매자들이 줄줄이 나갔기 때문이다. 티몬캐시는 환불도 불가능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