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고급車 브랜드 ‘제네시스’ 이름으로 론칭
기존 에쿠스·제네시스 합쳐 다음달 EQ900 출시
벤틀리·람보르기니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영입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벤틀리와 렉서스 등 글로벌 고급자동차를 겨냥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출범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언론 초청 행사를 갖고 대중차 브랜드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라는 2개 브랜드 체제로 재편한다고 알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에쿠스 후속 모델을 포함해 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2020년까지 6종의 라인업을 구성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명도 바뀐다. 제네시스의 영문 첫 글자 알파벳 ‘G’와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가 조합된 방식으로 명명된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에쿠스 후속)’,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로 명명했다. 다만 G90의 경우 기존 에쿠스의 위상을 존중해 국내 시장에서는 ‘EQ900’이라는 차명을 사용한다.

◆고급차 브랜드 출범 이유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등의 조사에선 전 세계 고급 승용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0.5%의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했다. 이는 대중차 시장 증가율인 6.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폭스바겐그룹과 토요타그룹의 경우 대중차 브랜드의 판매 대수가 더 많지만 판매 대수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훨씬 높다.
지난 2013년 대비 2014년 렉서스(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는 9.0% 판매가 증가한 반면 토요타는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폭스바겐그룹도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포르쉐·벤틀리·부가티·람보르기니 등의 판매 증가율이 폭스바겐·스코다·세아트 등의 판매 증가율을 3배 이상 앞지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48년간 ‘현대’라는 단일 브랜드만을 고집해 왔지만 이젠 고급차 브랜드 설립을 공식 선포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영입
현대차는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등을 디자인한 ‘루크 동커볼케’도 영입했다. 디자인부터 글로벌 고급차들을 상대해보겠다는 시도다. 루크 동커볼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네시스 디자인팀에 합류한다. 또한 제네시스 전담 디자인팀도 구성했다.
루크 동커볼케는 지난 2012년부터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로 재직해왔던 인물이다. 이 전엔 1990년 푸조 자동차 디자이너로 시작해 1992년부터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등의 디자인을 담당해왔다.
피터 슈라이어는 “루크 동커볼케는 대중 브랜드부터 고급차 브랜드, 슈퍼카 브랜드까지 경험한 디자인 전문가”라며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고 간결하고 심플하며, 엔지니어링을 이해하는 디자인으로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 디자인센터 안에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이라는 전담 디자인 조직도 구성했다.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은 럭셔리 세단에 맞춰 후륜구동 방식이 되면서 디자인도 새롭게 바뀐다.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은 “모든 제네시스 차량은 후륜구동 방식이 된다”며 “이에 프리미엄 느낌의 차별화된 비율을 갖게 되는데, 후드는 길게 하고 전체적인 차량의 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율과 구조가 새로워진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을 위해 전담 디자이너들에게 ‘동적인 우아함을 가진 디자인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은 오는 2017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럭셔리 세단에 부분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인간 중심’의 차별화 전략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고급화 전략으로 ‘사람(고객)’을 꼽았다. 고객을 위한 자동차,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생각하고 이를 최고의 가치로 높여가는 것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은 고급차를 선택하는 것은 고객이기에 그 마음을 사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정의선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해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인간에 대한 예측과 연구를 통해 기술과 서비스 면에서 혁신을 이뤄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4대 핵심 속성은 ▲안전·편의·커넥티비티(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고객 경험 차별화도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한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인간 중심의 진보’에 맞춘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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