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의원, 첫 공개 사퇴 요구
바이든 “해외 일정 따른 피로 탓”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긴급 작전 센터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긴급 작전 센터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TV 토론 이후 들불처럼 퍼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자신과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론뿐만 아니라 그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 온 민주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가 나왔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하원 민주당 의원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민주 하원 의원 25명은 물러나도록 요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보좌관은 “댐이 무너진 것 같다”고 현재 상황을 묘사했다.

토론 후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3명 중 1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민주당 의원 최초로 2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철회를 공개 촉구했다. 그는 이날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의 뒤를 따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입법 업적을 강조하면서도 그의 토론 패배가 하룻밤의 일인지 아니면 건강 문제인지 묻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동일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저녁 버지니아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참패가 ‘수면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토론 전에 전 세계를 두어 번 여행하며 100개 정도의 시간대를 거쳐야 했다”며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돌아와서 (토론) 무대에서 거의 잠이 들 뻔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퇴진 여부는 그가 공식 석상에 나오는 향후 며칠간의 흐름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가 예정됐고 다음 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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