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선거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발언 중 말을 제대로 끝 맺지 못하는 모습. (출처: CNN 방송 캡처)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선거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발언 중 말을 제대로 끝 맺지 못하는 모습. (출처: CNN 방송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선거 첫 TV 토론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약점이 부각되면서 경선 하차 요구까지 거세지는 양상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대표적 진보 매체로,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해왔던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에서 하차해야 한다’ 제하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그(바이든 대통령)는 재임 기간 자신이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트럼프의 도발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는 최소 한 번 이상 문장을 끝까지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적 봉사는 그가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또 “트럼프에 맞서 설득력 있고 활기찬 대안을 제시할 (다른) 민주당 지도자들이 있다”며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의 결함과 바이든의 결함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함으로써 국가의 안정과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이유가 없다. 미국인들이 직접 눈으로 보는 바이든의 나이와 허약함을 간과하거나 무시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도박”라고 비판했다.

다만 사설은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 여전히 바이든을 확실히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토론 이후 28일(현지시간) 공식 석상에 나온 바이든 대통령. (출처: 뉴시스)
토론 이후 28일(현지시간) 공식 석상에 나온 바이든 대통령. (출처: 뉴시스)

◆민주 의원 “누가 바이든 하차 요구 총대 맬건가”

바이든 선거 캠프는 이날 그가 경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비참한 토론 성적표에 민주당 지지층 사이의 분열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CNN에 따르면 토론 후 백악관 집무실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고문들은 민주당 의원, 기부자, 주요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를 무마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거친 목소리, 종종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 그리고 대통령이 생각의 흐름을 잃고 갑자기 말을 멈추는 순간들은 실시간으로 유권자 5100만명에게 보여졌고 민주당으로서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 후보를 재선에 지명하는 데 따른 잠재적 정치적 비용을 드러냈다.

민주당 지도자들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문제에 직접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대신 그들은 토론의 여파가 가라앉을 때까지 하원과 상원 선거에 집중한 다음 앞으로 몇 주 동안 바이든 캠페인의 강점을 평가할 계획이다.

많은 민주당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선 하차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환상’에 가까운 일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철옹성 같기로 유명한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과 그들의 지지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대통령이 보좌진들에 의해 고립돼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CNN에 주장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은 예스맨이 아니다. 모두 거절하는 법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단 그(바이든)가 결정을 내리면 그들은 단결하는 데 정말 능숙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결정에 대한 합의는 없었지만 “일단 그가 결정하면, 결정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캠페인이 이어져 온 것이란 설명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내부에서는 대통령을 설득해 (후보를) 사퇴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사석에서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문제는 누가 총대를 맬 것인가(누가 이에 대해 뭔가를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AP통신은 ‘민주당이 대선 가도에서 조 바이든을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유로는 ▲민주 대의원들이 예비 선거에서 승리한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한 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동적으로 바이든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 ▲잠재적 민주당 대선 후보들 역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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