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폰지사기 의혹 와콘 공지 전달
경찰청 수사대에 통합 수사 이뤄지는 등
수사 본격화 된 후 태세 전환하고 권유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가 만일 와콘에 맨 처음 들어갔더라면 어땠을까? 코인의 99.99프로는 사기죠. 초창기 진입으로 역이용해서 혜택 얻어들 가세요.”
수천억대 피해액을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폰지사기 의혹 업체인 ‘와콘’의 회원 커뮤니티 관리자가 “사기로 인정한다”면서도 새로운 불법 다단계 의혹 업체를 20일 소개했다. 그간 자신을 투자자라고 소개해 오던 단톡방 방장 A씨는 와콘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은 지우고 공지 전달 등 와콘 측 내용을 전달하다가 더 이상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듯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코인 다단계 폰지사기 특성상 뚜렷한 수익구조가 없이 후순위 투자자에게 받은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고배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구조가 무너져 출금이 막히기 전 이익을 보고 빠져나오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A씨가 제시한 것이다. 이에 이 단톡방 등에 속한 피해자들이 또 다른 업체에 가입하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할 시 막차를 탄 투자자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6월부터 출금이 막힌 와콘을 대상으로 강남경찰서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경찰서에서 접수한 사건이 최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 통합된 가운데 지지부진했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리고, 며칠 전에는 와콘 관련 사이트가 모두 폐쇄됐다.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와콘 커뮤니티를 그간 관리해 오던 A씨는 전날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등 자유롭게 다른 업체도 소개해도 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와콘 회원 커뮤니티 카톡방에는 21일 기준 약 200명의 회원이 참여 중인데, 방제도 와콘커뮤니티/이더체인/티핑/킹덤이더네시아 정보 공유창에서 ‘수익창출 정보 커뮤니티’로 변경됐다.
아이디 ‘정대표’라는 A씨는 런칭 이벤트를 진행 중인 ‘GIANT’라는 업체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누구에게나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로 선택을 하기에는 쉽지가 않다”며 “제가 만일에 와콘에 맨처음 들어갔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익 나는 거 보고 들어갔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코인의 99.99프로는 사기죠. 인정한다”면서도 “이제는 역이용하고 싶다. 초창기 진입으로 혜택 얻어들 가세요”라고 새로운 폰지사기 의혹 업체를 소개했다.

A씨는 “어제부터 가입 받기 시작했다. 이 방에 계신 분들 어찌되건 손해 보지 않고 조그마한 수익이라도 냈으면 한다”며 현 시간부로 래퍼럴(추천 수당) 현황도 소개했다. 또 스테이블 코인으로 운영되며 ‘수익률은 하루 2%’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액 투자라서 투자금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한 달 100~500만원 사이 수익만 챙겨가는 정도고 1~2달이면 원금 회복되니까 부담 없이 한다고 보면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투자금에 400% 수익을 내면 자동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톡방 몇몇 참가자는 방을 나가기도 했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 이더넷 피해자방 아닌가요. 피해자들한테 변영오(와콘 대표)랑 똑같은 행동을 하고 계신 거 아니냐” “하루 2% 이자는 그냥 대놓고 사기 치겠다는 거다” “한 달도 못가고 서버 닫고 튀면 사기꾼한테 용돈 주는 거니까 이런 글은 혼자만 하는 게 맞다. 피해보면 본인 책임이지만 또 당하고 싶은지. 더 이상 쳐다도 보지 않는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사기꾼에 대한 형량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사기꾼들에게는 용돈 수준이 아니다”며 “돈 빼돌려 놓고 감방가도 몇 년 살고 나오면 평생 일 안하고 외제차 끌고 다닌다. 와콘만 해도 (피해액이) 2조원대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이리하여 사기꾼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간 쓰레기들은 깜방에서 죽기 하루 전에 풀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400%의 수익이 안 나면 어찌 되냐’ ‘중간에 자유롭게 해지 가능하고 출금도 되냐’는 질문에 A씨는 “내일 알아보겠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코인쪽에는 투자 안하시는 게 좋을 듯싶다.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자 올린 거다. 화요일 지나서 공지 삭제한다”고 자제를 시키는 등 모순적인 모습도 보였다. 또 심한 말이 나오자 글을 가리기하면서 해당 참가자를 강퇴시키기도 했다.

A씨는 투자하게 된 계기에 대해 “5시 기상해서 24시에 퇴근해 집에 간다”며 “투잡·쓰리잡 아무리 해봤자 벅찬다. 코인쪽으로 그렇게 피해를 봤으면서도 섣불리 끊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큰돈 투자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알바해서 몆백만원 번거로 또 투자 한번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와콘은 전국 곳곳에 지사를 두고 티핑·메인이더넷 사업 등으로 가상화폐 스테이킹 상품을 운용하는 회사다. 위탁받은 코인을 카지노·AI 등을 통해 수익을 내서 ‘40일에 30%, 43일에 7%’ 등의 이자를 지급한다며 약 1만 2천명의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주기로 한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와콘은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지인 소개비로 무제한 레퍼럴(거래 수수료) 수익을 둔 다단계 방식을 취했다. 와콘은 티핑·메인이더넷→이더네시아→세븐킹덤이더네시아→이더체인→이더체인2 등 새로운 지갑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강제로 이동시키거나 유도하고 새로운 가입자를 모집하다가 최근 모든 사이트를 폐쇄했다.
한편 와콘은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와 함께 조국혁신당 박은정 당선인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면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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