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호 감신대 교수, 신학사상 최신호 투고 논문 통해 이같이 밝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챗GPT’를 비롯해 인공지능 발전이 향후 목회 현장에도 미칠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목회자들은 챗GPT를 활용해 설교 준비에 나서고, 교인들은 평소 궁금했던 신학적 신앙적 질문들을 챗GPT에게 물어 답을 얻어간다. 최근 독일의 한 교회에서는 ‘챗GPT목사’가 등장, 300명 교인 앞에서 직접 설교를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같이 챗GPT 활용에 종교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윤리 등 이유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장재호 감신대 교수는 ‘신학사상’ 최신호 201집 여름호(2023)에 실린 논문을 통해 “현대 교회가 첨단 기술이 파급하는 부정적인 면으로 소극적 자세를 보인다면 변화하는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고전적인 종교로만 남을 것”이라며 “교계는 신학적·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적극 제시하고, 과학 기술이 주는 장점도 선교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챗GPT 등장에 관해 “16세기의 종교개혁이 사제의 특권을 없애고 ‘성경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면 챗GPT는 누구에게나 신학적 이슈에 대해 쉽게 답변을 얻게 함으로 ‘신학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챗GPT로 교인들도 신학적 훈련을 받을 수 있고, 목회자를 도와 전문적인 사역자로 동역할 수 있게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챗GPT를 목회 현장에 활용하는 데 있어 챗GPT 사용으로 인한 목회자의 게으름, 챗GPT 활용 시 교인들과 공적 논의 필수 등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짚으면서 “챗GPT를 목회적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목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대체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교인들과의 정서적 공감이 필요한 상담이나 성례전, 영성 훈련 등은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도 목회자를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목회자들은 인공지능에 의존해서 영적 지도자의 역할을 망각해선 안된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여러 유익을 윤리적인 범위 내에서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역설적으로 ‘영적인 것’에 대한 더 높은 관심을 끌어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장 교수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종교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종교계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인간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체하게 되면 인간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게 될 것이고 이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답을 제공하는 종교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과학기술을 두려워하거나 배척한다면 기독교는 사회에서부터 점차 고립될 것이고 사회를 향한 영향력도 감소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시대에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기독교계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담론에 임해야 하고, 수용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