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 및 사소한 고민 물어보니
데이터 기반 경전 근거로 답변 내놔

주님AI. (출처: 주님AI 앱 내 캡처)
주님AI. (출처: 주님AI 앱 내 캡처)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성경이나 불경의 말씀마저 AI 챗봇이 전해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람들은 일명 ‘주님AI’와 ‘스님AI’라고 불리는 챗봇들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경전이나 신앙생활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주님AI, 질문하면 성경 구절과 기도문 준다

일명 ‘주님AI’는 소프트웨어 개발사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 만든 ‘초원’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개신교에서 신앙인을 의미하는 동물 ‘양’이 앱 아이콘에 그려져 있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를 통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메인 화면에는 성구 한 개와 ‘오늘의 QT’ ‘인기 질문’ 탭이 구성돼 있다. QT에는 제휴 전도사나 목사의 유튜브 묵상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인기 질문을 클릭하면 이에 대해 AI가 작성한 답변을 볼 수 있다.

직접 질문을 입력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AI가 수 초 내 해주는 방식이다. 가장 상단에는 고민에 대한 답변을 대표하는 성경 구절 하나가 제시된다. 본문에는 ‘생명의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성경 구절이 제시되며 AI가 입력한 설명이 이어진다.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 같다”고 털어놓으면 마태복음 28장 20절을 들어 “고독의 순간을 느끼는 건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 같은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고 위로한다. 마28:20는 예수 그리스도가 초림 때 제자들에게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다만 모든 상담에 대한 답변을 성경을 근거해 추론한 것은 아니다. “분노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분노를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건설적인 행동이나 대응으로 전환하는 걸 노력하라”고 답변하는 등 지극히 교훈적인 내용도 있다.

답변 끝자락에는 고민에 걸맞은 기도문을 작성해 준다. 위와 같은 예시에서는 “감정을 다스릴 방법을 알려주고 마음에 평안과 인내를 심어달라”는 내용의 기도문을 제시한다.

단점으로는 중간중간 구절이 반복되거나 다소 횡설수설하거나 어색해 보이는 표현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다른 한계는 성경에 대한 해석이다. AI는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학습한 것을 토대로 결과를 내놓는 성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성경에 대해 구체적이거나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면 다양한 데이터나 해석을 끌어와 종합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명확하지 않은 답변이 나오기도 한다. ‘A도 답이 되고 B도 답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A, B, C라는 해석이 있다’는 식이다.

스님AI. (출처: 스님AI 홈페이지 캡처)
스님AI. (출처: 스님AI 홈페이지 캡처)

◆생소한 ‘팔만대장경’ 쉽게 알려주는 스님AI

스님AI도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주님AI와 동일하다. 별도의 앱 없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구글·네이버·애플·카카오 등의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UI는 간단하다. 홈페이지 접속 후 공란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실시간으로 답변을 작성해 준다.

“불교에도 영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님AI는 근거 자료를 팔만대장경에서 발췌해 와 “부처님은 영생이나 영구적인 실체와 같은 개념을 부정하면 모든 것이 변함과 무상함에 따라 존재한다고 가르쳤다”고 답했다.

또 “파계승은 지옥에 가는가”라는 물음에는 “파계승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쁜 행동을 멈춰야 하고 선행을 실천해야 한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경전을 공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불교와 기독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땐 “가장 큰 차이점은 세계관과 인간의 존재 이해에 있다”면서 “불교는 모든 존재가 고통을 경험하고 이 고통의 원인은 욕망과 탐욕에 있다고 가르친다. 반면 기독교는 인간의 죄와 구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님AI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 교훈적인 답변을 내놨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면 “우선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소망 즉 욕망에서 벗어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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