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대형 벨리곰 전시
현대백화점, 강아지 ‘흰디’ 선봬
신세계, 백곰 ‘푸빌라’로 마케팅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서울페스타 2023 - 서울 컬처 스퀘어에 대형 벨리곰이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3.04.3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05/3027893_3029490_114.jpg)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유통업계가 20조원 규모로 커진 캐릭터 시장을 잡기 위해 ‘자체 캐릭터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와 직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데다 바이럴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바이럴마케팅은 네티즌이 이메일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제작해 널리 퍼지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국내 캐릭터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05년 2조 700억원에서 2011년 7조 2000억원, 2018년 12조 207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캐릭터 시장이 큰 것은 주로 어린이 사업으로 분류되던 캐릭터가 MZ세대를 넘어 30대부터 50대 세대도 팬덤을 형성하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캐릭터 산업백서’에 수록된 ‘캐릭터 관련 이용자 인식 보고서’에서는 3500명 소비자 가운데 64.2%가 상품 구매 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또 상품의 품질에 차이가 없으면 캐릭터 부착 상품에 ‘추가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54.3%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40대에서 캐릭터 부착 상품 비용 추가 지불 의사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벨리곰’과 협업하는 기업들
가장 먼저 캐릭터 사업에 뛰어든 롯데홈쇼핑이 성공하자 유통기업들이 ‘자체 캐릭터’ 육성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지난 2018년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MZ세대에게 홈쇼핑 채널에서 브랜드 경험을 새롭게 제안하고자 만든 벨리곰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광장 등에 15m짜리 대형 벨리곰을 전시했다.
대형 벨리곰을 보기 위해 325만명이 방문하면서 롯데홈쇼핑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 벨리곰은 6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누적 콘텐츠 조회 수는 3억 7000만뷰를 돌파했다. 에스엔에스(SNS) 팔로워도 145만명에 달한다.
롯데홈쇼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가 열린 미국 뉴욕 맨해튼 피어17 앞 야외광장에 벨리곰을 설치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엑스포를 찾은 해외 바이어는 물론 뉴욕시민과 관광객들이 벨리곰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귀여운 벨리곰이 큰 인기를 끌자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롯데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벨리곰과 협업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서도 마케팅 진행이 한창이다.
파리바게뜨는 캐릭터 벨리곰과 협업한 ‘어메이징 벨리곰 케이크’를 출시했다. 어메이징 벨리곰 케이크는 벨리곰 캐릭터를 입체 케이크로 제작해 벨리곰의 귀여운 외모를 그대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대표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도 수면 건강기능식품 ‘굿슬립가바 365’ 벨리곰과 협업해 만든 한정판 에디션과 굿즈(기획상품)를 선보였다. 굿슬립가바 365는 숙면을 통해 건강한 하루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가 들어가면 제품의 주목도가 높아진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을 통한 마케팅이 성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강아지 ‘흰디’, 신세계百 흰곰 ‘푸빌라’로 승부
롯데홈쇼핑의 성공을 본 다른 유통업체도 앞다퉈 자체 캐릭터 띄우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독일 일러스트 작가 ‘크리스토프 니만’과 손잡고 지난 2019년 흰색 강아지 ‘흰디’를 선보였다. 흰디는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흰색 강아지를 모티브로 지난 2019년 처음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서 흰디의 굿즈를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흰디스(HEENDY's)’를 운영한다. 흰디는 행복을 전하는 캐릭터인 만큼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평화와 사랑을 전한다.
팝업스토어의 굿즈 판매 대금은 전액 동물 행동권 단체 ‘카라’에 기부돼 위기 동물 구조 활동과 350여 마리의 보호가 필요한 강아지 치료비에 사용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푸빌라는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작가 리케 반 데어 포어스트와 협업해 신세계가 직접 만든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6월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한 NFT를 제작해 1초 만에 1만개 완판 기록을 세웠다. 최초 발행가는 11만원이였는데 NFT 거래 플랫폼에서 3000만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된 기록을 세울 정도로 마케팅 효과가 컸다.
지난 연말에는 서울 타임스퀘어점 1층에 17m 높이의 초대형 푸빌라와 인생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엔 BC카드와 함께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신세계 그룹사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푸빌라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색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와 차별화된 경험을 주고자 유명 캐릭터와 합작은 물론 자체 캐릭터 개발에 더 공을 들이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