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저트 된 ‘약과’ 열풍… 유통업계, 할매니얼 입맛 잡는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옛 감성을 즐기는 이른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약과’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거나 심지어는 자체 브랜드 론칭 추진에도 나서고 있다.

이는 약과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진, 오픈런 현상 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약과를 사기 위한 경쟁인 이른바 ‘약게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인기를 끌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던킨은 약과를 활용한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 출시에 이어 약과에 달고나 맛을 더한 ‘달고나 츄이스티 약과’를 선보였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하기 좋게 기존 12개입 세트, 24개 세트에 45개입 선물 세트를 추가 구성했으며 세트 구매 시 달고나 츄이스티 약과와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혼합 선택할 수 있다.

던킨 관계자는 “달고나 츄이스티 약과는 레트로 디저트로 인기를 얻는 약과와 추억의 식품인 달고나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재해석한 뉴트로 간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일까지 판교점에서, 12~18일에는 압구정 본점에서 ‘봄날엔약과’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백화점 최초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 온라인용(10개입)이 아닌 현대백화점 팝업 특별 패키지(12개입)로 재구성돼 구매 개수 제한 없이 판매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4일까지 인천점 지하 1층에서 ‘크림크럼’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여름철을 앞두고 호텔 빙수에도 약과가 등장했다. 서울드래곤시티가 출시하는 클래식 빙수에는 마스카포네 쿠키 크런치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석청 꿀, 인절미, 팥, 연유가 올라가며 약과가 곁들임 메뉴로 제공된다. SNS에서도 ‘약과’ 열풍이 이어지는 만큼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인증샷을 촬영하는 고객이 많아 비주얼적인 요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처럼 약과가 유독 많은 인기를 누리면서 편의점 전략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CU가 ‘이웃집 통통이’와 콜라보해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판매 시작 5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가 팔릴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다. 또한 해당 상품 인기에 CU의 지난달 약과 매출은 전년 대비 9.6배, 약과가 포함된 상온 디저트는 88.5% 급증했다.

특히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의 연령대별 매출을 보니 20대 40.9%, 30대 42.2%로 2030세대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CU 관계자는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발주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3월 약과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0%, 이마트24 역시 동기간 84%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7종의 약과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인기에 자체 약과 브랜드도 론칭됐다. GS25는 자체 약과 브랜드 ‘행운약과’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약과를 도넛으로 만든 ‘도넛에는 약과지(가칭)’를 이르면 이달 중순 이후 출시할 예정이다. GS25 관계자는 “약과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 아이디어 제안만 200여종에 이를 정도로 행운약과 상품 전개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낵’ ‘음료’ 등 약과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도 차후 선보일 예정이며 올 하반기에는 행운약과 브랜드 마케팅과 차별화 상품 전개에 주력하는 등 GS25 핵심 상품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옛날 과자부터 인절미·흑임자 같은 떡 등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제품들이 생기면서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며 “SNS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화제가 되는 만큼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상품들의 인기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